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사설]측근들의 조직적 거부인가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사설]측근들의 조직적 거부인가

입력
2003.10.01 00:00
0 0

노무현 대통령 관련 의혹의 국정감사 증인들이 일제히 출석을 거부하는 것을 두고 조직적 움직임이라는 의혹이 일고 있다. 국감 증인들이 합법적 이유로 출석을 거부하는 것은 그들의 권리일 수 있다. 이들이 제시한 표면적 출석거부 사유도 출석요구서의 송달기한 규정을 어겨 통보한 때문이라는 것이다.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동일한 의혹 대상의 증인들끼리 사전 논의를 거친 흔적이 뚜렷하다면 문제는 크게 다르다.국회 정무위의 금감위 국감 출석을 요구받았던 증인들은 모두 생수회사 장수천 비리나 대통령 가족의 부동산 투기 의혹에 관련된 사람들이다. 이들은 노 대통령의 형 건평씨와 그의 처남 민상철씨, 전 장수천 사장 선봉술씨,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 최도술씨 등으로 하나같이 대통령과는 핏줄과 정치적 연줄로 측근관계에 있다. 그런데 이들이 제시한 불출석 사유서가 동일한 문구로 돼 있고, 한꺼번에 보낸 동일한 발신지로 돼 있다니 의혹을 사게 돼 있다. 조직적 담합 여부에 대해 조사할 필요도 있어 보인다.

증인출석을 거부한 대통령 측근들은 이들뿐이 아니다. 안희정씨가 자전거 사고로 입원 중이라는 이유로, 태광실업 박연차 회장이 해외출장을 드는 등 관련 증인들이 모조리 증언을 피하고 있다. 우연으로 돌리기에는 선뜻 납득이 안 된다. 이들은 자신들의 증인채택이 야당의 부당한 정치공세라고 주장할지 모르나, 깨끗하게 규명이 안 된 국민적 의혹을 국회가 밝히겠다고 나선 이상 출석에 응해야 한다.

이들의 행동에서는 대통령의 배후를 믿고 국회에 맞서려는 배짱이 진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진상이 무엇이든 대통령 측근들의 집단적인 출석거부는 있어서는 안 될 상황이다. 대통령이 중심에 서 있는 의혹일수록 공개적으로, 떳떳하게 증언하길 국민은 바란다. 행여나 무당적 대통령의 국회 경시 심리가 반영된 것은 아닌지, 여러 모로 이상하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