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전쟁 강행의 선봉에 섰던 도널드 럼스펠드(사진) 미 국방장관이 궁지에 몰리고 있다.이라크 전쟁의 명분이었던 대량살상무기(WMD) 정보가 잘못된 것이었음이 드러나고 전후 이라크에서 미군 희생자 수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국내 여론이 악화하자 럼스펠드 장관이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미 민주당 대선주자 중 선두를 달리고 있는 웨슬리 클라크 전 나토 사령관은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제일 먼저 럼스펠드 장관을 경질할 것이라고 밝혔다. 클라크는 한 집회에서 "만약 오늘 대통령이 된다면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받고 "무엇보다도 국방장관을 먼저 교체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 다음에는 직접 이라크로 가 지상군 사령관을 만나 이라크로부터의 탈출 전략을 수립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CNN 방송 인터넷판은 클라크가 "미국은 이기겠다는 전략도 적절하게 빠져 나오겠다는 전략도 없이 이라크에 들어가 있다"고 비난했다고 보도했다.
민주당의 다른 대선주자인 하워드 딘 전 버몬트 주지사도 럼스펠드 국방장관을 포함한 미 국방정보 수뇌부가 모두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딘 전 주지사는 28일 미국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라크전 반대 입장을 거듭 천명하며 "거짓 정보에 근거한 이라크전 개전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고 최소한 부시 행정부 내에서 럼스펠드 장관과 폴 월포위츠 국방부 부장관은 물러나야 한다"고 밝혔다.
이라크에 파병된 미군의 아버지들은 26일자 뉴욕 타임스에 전면광고를 내 "럼스펠드는 나의 아들들과 국가를 배신했다. 이제 그는 떠나야 한다"며 럼스펠드의 사임을 요구했다. 럼스펠드 장관은 또 최근 각종 반전 시위에서 공격의 표적이 되고 있다.
/김이경기자 moonligh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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