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판 '전설의 고향', 또는 무당의 도읍 사수기다. 풀잎 한 장을 날려 날아가는 나비를 동강 냈다가 다시 살리는 식의 허풍이 영화 전편에 넘실거린다. 일본의 전통 복장과 미술이 빚어내는 환상적 분위기 탓에 이런 허풍이 흠으로만 보이지 않는다.'음양사'(陰陽師·감독 다키타 요지로)는 일본 헤이안(平安) 시대(794∼1192)를 배경으로, 귀신과 사람이 함께 살았던 시대로 돌아가는 시간여행이다.
예언과 주술의 능력으로 조정에 복무하는 음양사들이 왕권을 둘러싸고 다툼을 벌이는 과정을 담았다.
탐욕스러운 음양사 도손(사나다 히로유키)이 왕권찬탈을 위해 악령의 신을 불러내자, 세이메이(노무라 만사이)는 불화살 날리기, 둔갑술, 부적, 자기복제 등으로 맞선다. 천지만물과 교유하는 신묘한 음양사 세이메이의 눈부신 활약이 볼 만하다. 여성적 외모와 신비감을 갖춘 남성 무당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일본적 취향이 너무 강해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제작비 10억엔을 들인 대작으로 2001년 일본 개봉 당시 30억엔의 수익을 올렸다. 15세 관람가.
/이종도기자 ecr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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