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29일 민주당을 전격 탈당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여당의 지위를 잃게 됐으며 앞으로 정국은 신4당체제 아래 무소속 대통령과 압도적인 다수의석을 가진 '야3당'의 구도로 운영되게 됐다. ★관련기사 A3·4면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나의 당적 문제가 소모적인 정치공세의 원인이 되고 있는데 더 이상 정쟁거리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민주당 당적 포기 의사를 밝혔다고 윤태영(尹太瀛) 청와대 대변인이 발표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청와대에서 '아시아―유럽 프레스 포럼'에 참가한 언론인들을 접견한 자리에서 "지금부터 내년 4월 (총선)까지 진행되는 정치의 역동적인 변화는 새로운 질서를 창조하기 위한 창조적 파괴, 창조적 와해라고 생각한다"며 통합신당 창당 및 자신의 탈당에 긍정적 의미를 부여했다.
윤 대변인은 "노 대통령은 그간 수 차례 밝힌 것처럼 앞으로 주요 국정과제, 경제 및 민생 문제 해결에 전념할 계획"이라면서 "이번 정기국회가 끝날 때까지는 무당적으로 가고 통합신당의 당적 보유 문제는 그 이후에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변인은 또 향후 국정운영 방식에 대해 "당정협의는 없어질 수밖에 없으나, 총리 훈령에 규정된 각 정당에 대한 정책설명회 등 정부차원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적극적으로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주요 현안에 대해서는 노 대통령이 직접 나서 국회 지도자, 이해단체 관계자들을 만나거나 국민에게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김성순(金聖順)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민주당원과 지지자에게 일언반구 사과 없이 대변인을 통해 일방적으로 탈당을 발표한 데 대해 분노를 금치 못한다"고 비난했다. 김 대변인은 "노 대통령의 탈당은 한국정치사상 초유의 배신행위이며 정국혼란을 부추기는 최악의 선택"이라면서 "뚜렷한 이유도 밝히지 않은 것은 스스로 명분이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박진(朴振) 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노 대통령이 친DJ 여당인 민주당을 탈당한 만큼 즉각 친노(親盧) 여당인 통합신당에 입당하는 게 마땅하다"면서 "대통령중심제에서 '위장 무당적'은 국정혼란을 가중시킬 뿐"이라고 비난했다. 반면 통합신당은 "노 대통령의 탈당은 신4당체제에서 무당적 국정운영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환영했다.
/고태성기자 tsgo@hk.co.kr
이진동기자 jd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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