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면 선선한 바람이 책상 위 작은 창문으로 불어오고 수십 년 동안 모은 책의 향기가 묻어나는 서재. 추억 속의 서재가 인터넷을 타고 부활했다. 넓은 집이 없어도 인터넷 공간에서는 누구나 1인 1서재를 마련할 수 있다. 독서의 계절을 맞아 인터넷에서 책을 읽고 자신만의 서재를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 그 동안 조금씩 써 놓은 일기나 시, 소설 등을 모아 책으로 꾸며 소장한다면 뿌듯한 기쁨을 더 느낄 수 있을 것이다.인터넷 도서관과 서재
닷컴 열풍의 붕괴와 함께 관심권에서 사라졌던 전자책(e북)이 개인휴대단말기(PDA)와 초박형 노트북 보급과 함께 다시 부활하고 있다. 전자책은 인터넷에서 파일을 다운 받아 읽을 수 있는 책으로, 컴퓨터로만 볼 수 있지만 진짜 책처럼 꾸며져 있어 마치 책장을 넘기는 기분으로 읽을 수 있다. 인터넷 서점 예스24(www.yes24.com)는 한때 문을 닫았던 'e북' 코너를 최근 다시 열었다. 현재 매주 다섯 권을 선정해 단돈 100원에 다운 받을 수 있는 이벤트를 열고 있어, 그 동안 모은 적립금으로 전자책을 한번 맛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시, 소설 등 문학에 관심이 많은 네티즌이라면 '한국문학도서관'(www.kll.co.kr)에 한번쯤 가 봐야 한다. 국내 전문 작가들의 시, 소설, 수필 및 각종 문학 잡지들의 원문을 무료로 아래아한글(hwp) 파일로 받을 수 있다. 전용 프로그램으로 볼 수 있는 전자책도 모두 무료다. 회원으로 가입하면 무료로 홈페이지 개념의 '문학서재'를 가질 수 있는데, 일반 홈페이지와 달리 습작실, 개별작품관, 나의 웹북 등 도서와 관련된 메뉴를 제공한다.
인터넷서점 알라딘(www.aladdin.co.kr)도 '나의 서재' 서비스를 최근 시작했다. 사이트에 책 리뷰를 올리면 자신의 서재에 자동으로 기록되며, 나에게 추천할 만한 도서 리스트를 만들어 올려놓을 수도 있다. 다른 사람의 서재를 방문해 어떤 책들을 좋아하는지 둘러보는 것도 책을 고르는 데 도움이 된다.
일반 서점에서 구할 수 없는 고서나 학술서적, 논문 등을 찾고 싶을 때는 '국가전자도서관'(www.dlibrary.go.kr) 사이트를 방문하면 된다. 국립중앙도서관과 국회도서관, 각종 정부산하기관의 도서 목록을 한꺼번에 검색할 수 있다. 일부 저작자의 동의를 얻은 경우 원문도 무료로 볼 수 있으며, 상업용으로 만들어진 전자책 2,500여권의 원문도 볼 수 있다.
자신만의 책을 출판한다
요즘처럼 블로그, 게시판 등을 통해 네티즌이 직접 글을 쓰는 시대에 꼭 남이 쓴 책만 읽어야 할 필요는 없다. 내가 쓴 재미있는 글을 모아 한 권의 책으로 만들고, 이를 판매하거나 출판할 수 도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가 원하는 책을 주문 받아 출판하는 'POD(Publish on Demand) 서비스'를 이용하면 된다. 4월부터 POD 서비스를 시작한 '이지펍'(www.ezpub.co.kr)은 일반 서적을 만드는 '옵셋 인쇄' 방식이 아닌 디지털 인쇄기를 사용, 주문 받은 책만 소량으로 출판해 준다. 개인 문집뿐 아니라 사진집, 카탈로그, 학회 논문집 등을 소량으로 출판하고 싶을 때 이용하면 좋으며, 가격은 종이 질, 페이지 수, 수량, 제본 방식에 따라 다르다. 인터넷에서 직접 견적을 내 볼 수 있다.
'아이러브미'(www.iloveme.co.kr)에서는 직접 글을 연재하고 책을 출판할 수 있으며 온라인상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판매할 수도 있다. '마이아이북'(www.myibook.co.kr)은 사진이 담긴 육아일기나 어린이가 직접 쓴 그림일기 등을 책으로 만들어 준다. 국내 온·오프라인 최대 서점인 예스24와 교보문고도 조만간 POD 서비스를 실시할 계획이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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