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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건영·갑을 前회장등 18명 구속/"公자금 비리" 기업주 34명 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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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건영·갑을 前회장등 18명 구속/"公자금 비리" 기업주 34명 기소

입력
2003.09.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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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찰청 공적자금비리 합동단속반(반장 김수남 중수 3과장)은 29일 진로 고합 건영 갑을 대산건설 (주)동신 등 6개 기업군의 비리를 수사, 장진호 전 진로그룹 회장과 엄상호 전 건영그룹 회장, 박창호 전 갑을그룹 회장 등 18명을 구속기소하고 장치혁 전 고합그룹 회장 등 16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6개 기업군의 사기대출 금액이 1조9,171억원, 금융기관이 떠안은 부실채무 규모가 4조1,732억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수사결과 이들 기업의 부실은 무분별한 기업확장에 따른 불법 계열사 지원, 분식회계 등을 통한 차입 경영이 원인이었다. 기업주들은 화의 및 법정관리 상태에서도 비자금을 조성, 개인용도로 사용하는 등 극심한 도덕적 해이 현상을 보였다.

불법 계열사 지원 및 무차별 차입경영

진로그룹은 문어발식 기업확장이 결국 도산으로 이어졌다. 9개 부실기업을 인수한 진로그룹은 계열사가 발행한 기업어음(CP)을 종금사를 통해 매입해 주는 방법으로 자금을 지원하고 회계장부에는 종금사 대여금으로 처리하는가 하면, 자체 발행한 CP를 계열사에 빌려주고도 CP발행 사실을 누락했다.

또 사주가 가져간 회사돈 1,000억원을 대여금 처리한 사실을 은폐하려고 (주)진로 결산에 앞서 계열사로부터 돈을 빌려 대여금을 변제한 뒤 다시 (주)진로에서 돈을 빼 갚는 수법을 동원했다. 진로재팬, 진로홍콩 등 알짜 해외계열사 자금을 페이퍼컴퍼니를 통한 외자유치 형식으로 위장 반입해 계열사를 지원하기도 했다.

고합그룹은 80년대 말 수출경쟁력을 잃게 되자 회사를 생산공정별로 4개의 회사로 분리시킨 뒤 계열사간 내부거래도 매출로 잡히는 회계상 맹점을 이용, 대규모 자금을 차입했다. 그 결과 98년 7월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 돌입 당시 4개사의 청산 자산은 3조992억원인 반면 부채는 5조6,468억원에 달했다.

해도 너무한 도덕적 해이

장진호 전 회장은 진로건설 등 4개 계열사에 이사회 승인 없이 6,300억원을 부당 지원하고 분식회계로 5,500억원을 사기 대출 받았으며 회사자금 60억원을 횡령했다. 진로는 화의채무 이행자금 마련을 위한 부동산 매각시 이중계약서를 작성, 15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해 임원 접대비 등으로 사용했다.

진로 임원 22명은 비자금 중 3억원을 나눠 벤처기업에 투자했고, 특히 부사장 한모(55·구속)씨는 5억원을 개인 주식투자금으로, 수천만원은 아파트 분양청약금으로 사용했다. 고합 장치혁(71·불구속) 전 회장은 98년 말 워크아웃 직전 공금 7억5,000만원을 빼내 쓰는가 하면, 계열사 자금 30억원을 처가 상임이사로 있는 모 선교재단에 출연했다. 건영그룹의 전 법정관리인 조모(66·불구속)씨는 그룹 이사와 공모, 공사비 과대계상 등의 방법으로 5억원의 부외자금을 조성, 이 중 3억원을 주택재개발조합장 전모(62·구속)씨에게 뇌물로 전달했다. 열린금고 전 대표 손성호(52·구속)씨는 동신그룹 회장 노진각(43·구속)씨에 의해 부회장으로 영입된 뒤 전 직장을 상대로 사기대출 창구역할을 했으며 열린금고 임직원 상당수도 불법대출에 가담했다.

/노원명기자 narzi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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