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최병렬 대표는 29일 안풍 사건과 관련, "문제의 돈은 결코 안기부 예산이 아니지만, 우리 당이 그렇게 떳떳한 입장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진실이 밝혀질 경우 우리도 잘못된 돈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기회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최 대표는 이날 외신기자클럽에서 가진 회견에서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안기부 예산 20%를 빼내 선거를 치른 게 아니라는 것"이라며 "그 돈은 '다른 돈'이었다는 게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지금 그 돈이 누구 돈이라고 구체적으로 얘기할 수 없는 입장"이라며 "만족스러운 대답을 하면 내일 아침 큰 기사가 되겠지만 그렇게 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최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문제의 돈이 김영삼 전대통령의 14대 대선잔금이라는 나름의 확신을 갖고 있으며, 이런 사실이 김 전대통령의 고백이나 당시 안기부 계좌추적을 통해 밝혀질 경우 대국민 사과를 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최 대표는 이어 "당내 산업화 세력의 날개 밑에는 부패한 사람, 인권탄압에 관여한 사람, 무능한 사람이 함께 있다"며 "우리 당은 그런 것들로부터 몸을 가볍게 할 필요가 있고, 준비도 돼 있다"고 밝혔다.
/유성식기자 ssy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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