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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래의 스톡워치/최고의 테마는 "가치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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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래의 스톡워치/최고의 테마는 "가치株"

입력
2003.09.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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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스토리 주가'라는 것이 있다. 그럴 듯한 이야기 속에 종목들을 포장하여 마치 추석 선물세트에 들어있는 과자들처럼 한 상자에 넣어 투자자에게 파는 방법이다. 80년대에 특히 일본에서 이러한 스토리 주가를 '테마'라고 하여 증권사들이 특정 테마에 대해 종목들을 선정하고 전사적으로 판매를 하는 일이 다반사였던 것으로 기억한다.1991년에 나온 '주식 재료 용어 사전'이라는 일본 책은 '테마 종합 선물세트'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책 한 권 전체가 각종 증시 재료와 그와 관련된 테마 종목들로 가득 차 있다. 테마라는 것이 투자자들의 눈과 귀를 끌어들이는 얼마나 매력적인 존재인가를 보여주는 하나의 증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당시 일본에서 알려진 테마들 중 흥미를 끄는 몇 개를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추운 겨울 관련주, 큰 눈 관련주, 무더위 관련주, 장마 관련주, 쌀값 인하 관련주들은 애교에 속한다. 중국 관련주, 실버산업 관련주, 디노미네이션(화폐단위 축소)관련주, 에너지 절약 관련주, 공공투자 관련주, 환경 보전 관련주, 인력 절약 관련주, 차세대 반도체 관련주, 농업 바이오 관련주, 전력 설비 투자 관련주, 고속철 관련주 등은 지금 들어도 솔깃한 테마들이다. 이 중에서 설명이 비교적 간단하게 정리되어 있는 '인력 절약 관련주'라는 테마 하나만 보더라도 그 아래에는 로봇, 자동장착장치, 크레인, 컨베이어 벨트, 무인 반송 시스템, 물류 시스템, 자동 창고, 입체 주차장 등등의 작은 테마들과 관련 종목들이 소개되고 있다.

그러나 테마 장세가 가지는 문제점은 그리 만만치 않다. 증시에서 테마라는 것은 종목의 특징과 매력을 쉽게 빨리 이해시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또 테마의 이름들도 자극적이고 또 그럴 듯한 것들로 만들어 놓아서 투자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게 마련이다. 여기에는 복잡한 설명보다 단순하면서 또 호기심을 자극하는 한 마디의 암시가 사람의 머리 속에서 더 큰 설득력을 가진다는 심리작용이 깔려있다.

그러나 단순히 제품의 종류가 같다거나 사회의 어떤 분위기에 편승하고 있다거나 하는 공통점을 가지고 묶어 놓은 테마 종목들은 결국 작전세력의 미끼나 허울 좋은 바람잡이의 도구로 쓰여지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수익률 면에서는 별로 도움이 안 된다는 불평이 자꾸 나오게 되는 것이다.

이제부터는 이런 의 분위기 띄우기에 흥분하여 하늘을 떠다니는 식의 허황된 투자방식에서 벗어나 개별 종목과 기업에 대한 철저한 분석을 중심으로 하는 냉정한 '가치 찾기'가 증시 최고의 테마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제일투자증권 투신법인 리서치팀장 hunter@cjcyb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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