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화교 재벌들이 중국의 변화된 권력구도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홍콩 언론은 28일 '홍콩 경제인 베이징(北京) 방문단'에 참가한 1세대 화교기업인들이 후계자 수업을 받고 있는 자녀들을 대거 동반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이 자녀들을 동반한 이유는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을 중심으로 한 중국 새 지도부에 후계자를 소개하기 위해서다. 1세대 화교 재벌들이 중국 최고 지도부와 끈끈한 관계를 맺어온 것은 주지의 사실. 이들은 새 지도부와의 상견례를 계기로 자녀들을 알림으로써 대를 이어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다리를 놓으려는 것이다.
세계 최대 화교재벌인 창장(長江)실업의 리자청(李嘉誠)은 두 아들 리쩌쥐(李澤鉅)와 리쩌카이(李澤楷)를 동반했다. 이밖에 헝지(恒基)그룹의 리자오지(李兆基), 신홍지(新鴻基)그룹의 궈빙샹(郭炳湘) 등 내로라하는 재벌들도 자녀를 데려왔다.
이번에 자녀를 동반한 화교재벌은 14명이었고 부인까지 함께 온 경우도 6명이었다. 화교 재벌들이 중국 지도부와의 만남에 자녀나 가족을 동반하는 경우는 이례적이다.
후 주석도 27일 이들과의 회동에서 "군웅들이 모이니, 뒤를 이을 사람도 있다"며 장단을 맞췄다.
이번 방문에서 재벌 2세들은 하나같이 매우 정중한 태도를 취하고 자세를 낮췄다. 이들은 부친의 부름이 있을 때만 나서서 정관계 고위인사들과 인사를 나누고 명함을 교환했다.
화교 재벌들의 이 같은 행보는 개혁·개방 이후 중국 정부와 화교기업이 맺어온 '특혜―투자'의 협력관계를 반영한다. 이 관계는 중국 새 지도부와 화교 2세대 기업인 사이에도 쉽게 사라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배연해기자 seapow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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