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홈런신기록(56개)에 도전하고 있는 이승엽(27·삼성)에게 고의사구를 내주자 불만이 폭발한 야구팬들의 난동으로 1시간 34분동안 프로야구경기가 중단되는 어처구니 없는 사건이 발생했다. 불미스런 사태는 2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삼성―롯데전 8회초에 롯데투수 가득염이 이승엽을 고의사구로 내보내면서 촉발됐다.이전 3차례 기회에서 삼진과 1루 땅볼, 좌익수플라이로 물러난 이승엽은 이날 마지막 타석이나 다름없던 8회 1사 2루에서 타석에 들어섰지만 가득염이 정면승부를 기피하고 고의사구로 걸러 보낸 게 화근이었다. 역사적인 홈런 장면을 지켜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은 팬들중 일부가 순간적으로 흥분, 그라운드로 플라스틱 물병과 쓰레기 등 각종 오물을 투척하고 일부는 불이 붙은 종이를 장내에 던지는 방화도 서슴지 않았다.
사태가 걷잡을수 없이 확산되자 김용철 롯데 감독 대행은 장내 방송을 통해 "(이승엽을) 거를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이었다"고 거듭 팬들의 양해를 구했고 장내 아나운서도 성숙한 야구팬의 모습을 보여줄 것을 호소했다.
이날 난동은 1만1,723명의 관중 가운데 절반이 넘게 빠져 나가면서 차츰 진정됐고 경기는 다행히 1시34분만인 오후 9시께 속개돼 무사히 경기를 마쳤다.
/박석원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