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니아들과 수시로 대화, 최신 인기 게임을 즉각 공급하는 게 성공의 비결입니다."서울 신천역 먹자골목에서 프랜차이즈 보드게임 카페인 '소꿉놀이'(sogoodcafe.co.kr)를 운영하는 이정오(33·사진)씨는 보드게임이 뭔지 아는 정도에서 창업 3개월 만에 '도사'가 됐다.
6년 동안 정보기술(IT)업계에서 직장 생활을 했던 이씨는 지난해 봄부터 독립을 꿈꾸다 올 4월 과감히 사표를 내고 직접 업종 탐색에 나섰다. 음식점 등의 장사가 별로 신통치 않다는 사실을 확인한 그는 서울 신촌의 한 보드게임 카페를 들른 뒤 '성공 예감'이 들었다고 한다. 요즘 대학생들은 5∼6명만 모이면 보드게임 카페로 향해 '부루마블'과 '카탄' '루미쿠그' 등을 즐긴다는 말이 실감 났기 때문이다.
"불황인데도 손님이 가득찬 모습을 보면서 돈벌이가 되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는 이씨는 유동인구가 많은 역세권을 한달 동안 두루 돌아다닌 끝에 신천역을 택했다. 당시 신천역 상권에는 보드게임 카페가 한 군데 밖에 없어 먹자골목 중간쯤의 3층(40평) 점포를 얻었다.
그런데 6월 말 개업하자 마자 주변에 5개가 더 생겼고 지금은 모두 8개로 늘어날 만큼 경쟁은 날로 치열해졌다. 이씨는 "처음엔 과잉경쟁을 우려했는데 보드게임을 즐기는 젊은 층도 급속히 증가해 매출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창업 비용은 모두 2억3,000만원 들었다고 한다. 점포 임대보증금 5,000만원, 권리금 9,000만원, 가맹비와 인테리어비, 초도물품비 등 본사에 들어간 9,000만원 등이 내역이다.
말판과 카드, 필기도구, 주사위 등을 가지고 여러 명이 모여 다양한 룰에 따라 진행하는 보드게임은 주사위 놀이처럼 단순해 보이면서도 일단 해보면 재미에 푹 빠지게 된다. 이씨는 1인당 2시간 기준 4,000원을 받고 있는데 지난달에는 2,000만원의 매출을 올려 순익이 800만원에 달했다고 한다.
이씨는 "보드게임 카페는 혼자서 하는 PC방과는 달리 2명 이상이 대화를 주고받으며 200가지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열린 공간"이라며 "고객의 취향과 수준에 맞는 적절한 게임을 소개하려면 인터넷 동호회 가입 등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02)422―9621
/이종수기자 j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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