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뮤페라… 열린 마음으로 보아주세요"/새형식 "라트라비아타" 무대에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뮤페라… 열린 마음으로 보아주세요"/새형식 "라트라비아타" 무대에

입력
2003.09.29 00:00
0 0

"저 요즘 밤마다 악몽을 꿔요."소프라노 정꽃님(33)씨의 악몽은 모두 함께 탭 댄스를 추는데 혼자만 계속 틀리는 내용이다. "일어나면 발이 꼬여 있다니까요." 코리아 뮤페라컴퍼니(단장 박혜경)가 제작하는 뮤페라 '라트라비아타'에서 주인공 비올레타 역을 맡은 후부터다.

10월1∼3일 서울교육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오르는 '라트라비아타'는 뮤지컬과 오페라의 합성어인 뮤페라를 표방한다. 파리를 배경으로 순진한 청년 알프레도와 파리를 주름잡던 고급 창녀 비올레타의 사랑을 그린 베르디의 1853년 오페라 '라트라비아타'를 각색했다.

"젊은이들의 감각에 맞는 라틴 댄스나 파티 장면이 오페라보다는 친근감이 있어요. 누가 오페라에서 탭 댄스를 추겠어요?" 알프레도역을 맡은 윤영석(33)씨는 뮤페라의 장점을 강조했다. 그는 다행히 악몽에 시달리지 않는다. "알프레도는 항상 비올레타가 열심히 춤춘 후 멋있게 들어오기만 해서 미안하죠, 하하"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에서 유령역을 맡는 등 오페라, 뮤지컬 양쪽에서 경험을 쌓은 성악가답게 여유가 넘친다.

그의 말대로 주인공의 실제 나이와 비슷하게 공연할 수 있다는 게 뮤페라의 장점이다. 오페라 가수로도 활동하는 그들이 오페라 '라트라비아타'에서 맡을 수 있었던 역은 단역인 코러스에 참여하는 정도였다. 오페라는 대개 40이 넘는 성악가들이 비올레타와 알프레도의 사랑을 그린다. 오페라는 무엇보다 발성을 중시하기 때문이다. 윤씨는 "발성으로 모든 감정을 표현하는 오페라와 달리 뮤페라는 연기도 중요하다"고 차이점을 설명했다. 레치타티보(노래로 부르는 대사) 대신 대사로 극이 전개되고, 아리아는 발라드 풍으로 바뀌어 표현된다. 부드러운 하이 바리톤 음색인 그가 테너가 하는 역을 맡을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정통 오페라 가수 출신인 정씨는 "라트라비아타는 성악 발성이 필요한 부분도 많다"며 "연기, 발성 서로 몸소 체험하면서 발전하는 거죠"라고 웃는다. 또 한 명의 주역인 알프레도의 아버지 제르몽 역의 류창우씨는 연극배우 출신이다.

뮤페라 초창기의 미숙함도 남아 있지만 두 주역은 "브로드웨이에서 '라보엠' '아이다' 등의 뮤페라가 공연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새로운 장르여서 시행착오가 있을 것"이라며 "이번 작품만 보고 판단하지 말고,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는 열린 마음으로 보아 달라"고 부탁했다.

오페라와의 확연한 차이는 세 명이 연주하는 4대의 신디사이저 소리로도 확인된다. 지휘자 박상현씨가 편곡을 맡은 뮤페라 '라트라비아타'는 베르디의 원곡에 최대한 충실하면서도 재즈, 팝 등의 분위기를 살렸다.

다시 연습에 들어간 두 사람은 구슬땀을 흘렸다. "연습 중에 약을 입에 달고 살기는 처음"이라는 정씨는 몸은 비올레타처럼 쇠약해졌지만 여전히 즐거운 표정으로 탭 슈즈를 신고 춤을 추었다. (02)573―9195

/홍석우기자 museho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