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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 100년·한미동맹 50년" 세미나/한반도 평화와 한미동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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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 100년·한미동맹 50년" 세미나/한반도 평화와 한미동맹

입력
2003.09.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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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미주 이민 100주년과 한미동맹 50주년을 기념하는 세미나가 26일(현지시각) 워싱턴 인근 버지니아주 한 호텔에서 열려 양국의 한반도 전문가와 학자 언론인 30여명이 '한반도 평화와 한미동맹'을 주제로 토론을 벌였다.'국제한민족재단'이 주최하고 한국일보 등이 후원한 이날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은 정치·경제·사회 분야로 나눠 한미 관계 100년의 명암과 한반도 평화정착 방안, 한미 경제 구조, 재미동포의 위상, 한미 언론관 등을 조명했다.

미국·외세 주도의 한반도 로드맵과 한국 (이창주 국제한민족재단 상임의장)

6자회담 이른바 '한반도 문제 국제회담'이 기대하는 결과를 가져올지에 대해 세가지 근거로 의문과 우려를 갖고 있다. 첫째 조지 W 부시 미 정부가 견지해온 일방주의, 공격적 대응, 체제붕괴 등 3대 대북정책의 본질이 달라지지 않고 있다.

콜린 파월 장관 등 국무부 온건파가 협상을 통해 북한 핵 문제 해결을 도모하고 있지만 워싱턴의 객관적 분석은 대선을 앞두고 긴장 확산을 유보하려는 공화당의 선거전략과 최후의 명분을 위한 실험적 성격에 비중을 두고 있다. 딕 체니 부통령 등 매파는 6자회담에 회의적이며 북한 정권의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둘째 북한은 미국의 체제보장과 핵 포기를 맞바꾸는 동시행동 원칙을 주장하고 있는 반면 미국은 북한이 먼저 핵을 포기해야 생존이 가능하다는 '선 행동 후 보장 원칙'을 내세우고 있는 등 상호불신과 대치 구도가 상존하고 있다. 셋째 미·중·러·일 4강은 항구적인 한반도 평화구축의 지원세력이 아니라 자국의 이해와 영향력 확대를 중시하는 세력이다. 국무부의 협상팀이 대북 주도권을 잡아 북한 안보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한다 해도 핵 포기와 체제보장의 양측 요구사항이 충족되지 않으면 6자회담은 주장과 논란만 반복하게 될 것이다.

북미관계 전망과 한반도 로드맵 (리언 시걸 미 사회과학연구협회 연구원)

부시 정부는 북한 핵 문제를 어디로 끌고 가야할지를 결정하는 데 실패했다.

북한의 핵 개발 의도와 능력에 관해 알고 있는 사실과 알 필요가 있는 것을 구분하지 못했으며, 비용이 가장 적게 드는 '상호교환(Give and Take)'방식 협상을 거부했다. 미국은 낭떠러지로 뛰어들기 전에 진로를 바꾸고 목표를 세워 로드맵을 그려야 한다.

미국 일각에서 대북 강경파가 북한의 체제 교체를 선호하고 있지만 미국의 대북 목표인 핵 동결, 미사일 시험 제조 판매 저지, 생화학무기 보유 및 제조 금지, 평양의 한국에 대한 공격 포기 등이 이뤄지기 전에 그 같은 체제 교체를 시도하는 것은 너무 위험한 발상이다.

미 주류언론의 한국관과 사회적 영향(이상석 코리아타임스 편집국장)

한국인들이 미맹(美盲), 미국인들이 한맹(韓盲)에 시달리는 데는 언론의 책임이 크다. 양국 언론은 상대국이나 상대 국민들에 대한 부정적 고정관념을 강화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 상대국 실정에 능통한 전문 언론인이 부족한 것이 가장 큰 문제다. 미국 언론의 일반적인 관행인 심층보도가 한국 관련 보도에는 거의 전무한 사실이 이를 반영하고 있다.

우리 언론은 지나치게 미국 언론에 의존하고 있다. 지구상에서 미국 언론 보도가 가장 흔하게 재활용되는 곳이 한국이다. 미 언론의 한국 관련 보도에 대한 국내의 반응은 즉각적이고 그 반향도 크다.

전통적으로 특히 9·11이후 미국의 보수 언론은 자국 군산복합체의 이익을 대변하는 데 앞장서 왔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 양국의 색맹 증세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양국 언론이 상대국에 대한 전문인력 양성을 통해 균형 있고 공정한 보도를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재미 동포의 미국 사회적응 (민병갑 뉴욕 시립대 교수)

자영업을 하는 비율이 높은 이민 1세들과는 달리 이민 2세들은 빠르게 미국 주류 사회 경제에 흡수되고 있다. 1990년 교포 이민자들의 자영업률은 29%였으나 미국 출생 2세들의 자영업률은 8%로, 백인의 11%보다 낮다. 이는 높은 교육 수준을 배경으로 주로 주류사회의 전문직, 경영직종에 종사하는 2세들이 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민 1세대는 높은 민족 응집력을 유지하고 주로 소상업에서 타인종 이익 집단과 경쟁하면서 부를 축적했지만 주류사회 및 타 민족으로부터는 고립돼 있다.

반면 이민 2세는 주류사회에 진입했지만 빠르게 민족 전통과 단결력을 잃어가고 있다. 다민족 문화를 강조하는 미국 사회에서 소수민족의 정체성을 유지하며 살기 위해서는 유대인처럼 높은 교육을 통해 주류사회에 진출하면서 동시에 자기민족 문화의 전통을 지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ksi810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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