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투 톱'인 박상천 대표와 조순형 비상대책위원장이 28일 비대위 구성과 외부인사 영입 등을 놓고 사사건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이는 구주류 정통모임과 중도파 통합모임의 주도권 다툼 성격이 짙어 당내 분란으로 이어질 소지도 적지 않다.조 위원장은 27일 박 대표를 만나 "비대위원 정수를 41명으로 하자"고 제안했다. 비대위를 당 개혁을 주도할 최고 의결기구로 격상시키겠다는 의도다. 그러나 박 대표가 지도부의 입지 축소를 우려, "20명 이내로 하자"고 제동을 걸어 25명 수준으로 타협했다.
양측은 26일 당무회의에서도 언성을 높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표가 "외부인사 영입위원회와 조직강화 특위 구성 등을 대표에게 위임해 달라"고 요청하자 강운태 조한천 의원 등 통합모임 출신들이 "당무회의 의결 사항을 어떻게 대표에게 위임하느냐"며 반발한 것. 김경재 의원은 "비대위원장을 뽑았으면 권한을 줘야할 것 아니냐"며 조 위원장을 엄호하기도 했다. 또 박 대표가 최고위원회에 조강특위와는 별도로 인재영입기구를 두고 조정역을 맡기로 하자, 조 위원장측은 "조직책 선정에서 전권을 휘두르려는 것 아니냐"고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전당대회 시기도 조 위원장측은 10월 말 개최를 주장했지만 박 대표측은 사고지구당 처리가 우선이라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최근 당직인선에서 정통모임 출신 인사들이 대거 약진한 데 대해서도 김영환 정책위의장은 "미흡하다"고 평가했고 중도파 중진들도 "저런 인사를 하면 당이 곧 한계에 부딪힐 것"이라며 볼멘 소리를 하고 있다.
/배성규기자 veg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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