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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선거까지

입력
2003.09.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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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대선까지 15개월이나 남았지만 미국의 선거열기는 벌써부터 뜨겁다. 민주당의 후보경선이 시작되고, 선거자금 모금과 참모진 구축, 유권자 분석과 전략수립 등으로 정가가 바삐 돌아간다. 내년 총선을 불과 6개월 여 앞두고서도 아직 초기 상태에 머문 우리와는 퍽 다르다. 미국의 선거분위기는 민주당에서 유력 주자가 등장하면서 일반인의 관심을 더 끌어당기고 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지지도가 40%대로 떨어진 가운데 민주당과의 가상대결은 호각지세로 나타나고 있다.■ 민주당을 호조로 끌어올리는 인물은 바로 4성장군 출신의 웨슬리 클라크이다. 미국 정가에는 클라크의 장단점과 과거 경력 등을 따지는 인물탐사가 만발하고 있다. 유력주자에 대한 사실상의 후보 검증이 시작된 셈이다. 빌 클린턴과 똑 같이 아칸소주 리틀 록 출신인 그는 비상한 지력에 정치 감각도 발달한 강력한 인물로 평가된다. 언론들은 그의 이런 특성들을 보여주는 군 시절 일화들을 소개하고 분석하는 데 열중하고 있다. 불과 43세에 장군 계급장을 딴 이래 1999년 코소보 전쟁을 지휘한 나토 사령관에 이르기까지 그의 행적은 아이젠하워 전 대통령이나 파월 국무장관과 같은 정치적 이미지를 축적한 편이라고 한다. 군인으로서 거물이었지만 정치적 면모는 없었던 슈워츠코프나 패튼 장군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 엘리트 군 출신인 그가 뜨는 것은 테러를 당하고 두 차례의 큰 전쟁을 치른 미국의 경험과 무관치 않을 것이다. 클라크가 또 공격을 받을지 모른다는 국민의 안보불안과 이런 가운데 팽배한 보수색채를 민주당의 가치와 어떻게 접목시킬 수 있을 것인가가 관심이다. 내년 선거의 유권자 분석들은 공화 민주 지지자들이 각기 결집하는 강도가 어느 때 보다도 클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선거 전문가들은 부동표를 끌어오는 쪽보다는 지지세력을 결속시켜 고정표를 키우는 방향으로 선거전략의 가닥을 잡는다고 한다. 이런 판세에서는 자기 진영의 투표율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게 된다.

■ 지난 대선에서 확연히 양분됐던 우리의 지지성향은 지금 어떤 변화를 겪고 있을까가 궁금해진다. 사상 처음 감사원장 임명 동의안이 부결될 정도로 정치권의 권력분포가 달라진 결과를 보면서 더욱 그렇다. 이 부결은 지지분포와 민심향배를 얼만큼 담고 있을까.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야권의 일격이 여론의 역풍을 부를 것이라는 예상이 있는가 하면, 노 대통령의 지지도가 악화한 상황에서 꼭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4당구도로 치러지는 내년 총선까지를 전망하기는 더 까다롭다.

/조재용 논설위원 jae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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