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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줌싸개/"삑∼삑" 경보기 "야뇨증은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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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줌싸개/"삑∼삑" 경보기 "야뇨증은 가라"

입력
2003.09.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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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뇨증으로 약물치료를 받고 1년만에 오줌을 가리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다시 밤에 오줌을 싸기 시작했어요. 어떻게 하면 좋죠?""약을 안 먹으면 오줌을 싸는데 언제까지 먹어야 하나요? 아직 어린데 1년 넘게 약을 먹여도 괜찮을까요?"

만 5세가 되도록 소변을 못 가리는(월 2회 이상) 야뇨증은 이 나이 어린이의 15%나 될 정도로 흔하다. 밤에 소변 양을 줄여주는 약(데스모프레신)이 널리 쓰이는데 효과는 좋지만 끊으면 재발한다는 것이 문제. 야뇨증 아이의 부모들은 속이 탈 수밖에 없다.

약물치료와 경보기치료

서울대 어린이병원 비뇨기과 김광명 교수는 경보기 치료를 적극 권장한다. 경보기 치료란 팬티 속 센서가 젖으면 경보를 울려, 소변이 마려울 때 잠이 깨도록 하는 행동치료. 약물치료와 함께 대표적인 야뇨증 치료법으로 꼽히나 국내에선 사실 찾아보기 어렵다. 약은 먹은 다음 날부터 이부자리가 멀쩡한 반면 경보기 치료는 시간도 걸리고 번거로워 의사와 보호자 모두 외면하는 탓이다.

김 교수는 "야뇨증 약은 치료라기보다 방광기능이 성숙할 때까지 야뇨 증세를 없애는 것이어서 약을 끊으면 60∼70%가 재발하고, 투약기간이 길 경우 부담도 적지않다"며 "경보기 치료는 재발률이 낮고 별다른 부작용이 없다"고 주장했다. "무조건 약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두 치료법에 대해 설명하고 환자측이 스스로 선택할 기회를 가져야 한다"는 것.

물론 어린이 야뇨증 환자의 15%는 매년 자연 치료되는 만큼 당분간 증세를 없애 자존심을 살려주는 목적의 약물치료도 중요하다. 그러나 경보기 치료를 배제하면 약물치료가 실패하거나 장기화한 경우 속수무책이라는 문제가 있다.

경보기치료 효과

그렇다면 경보기치료의 효과는 어느 정도일까. 김 교수가 1999년 9월부터 2003년 6월까지 경보기 치료를 실시한 22명의 어린이 환자를 분석한 결과 치료에 반응한 13명(59%) 중 8명(62%)의 야뇨 횟수가 80% 이상 줄었다. 외국의 보고도 치료효과는 대략 60%. 야뇨증 약인 이미프라민(30∼60%), 데스모프레신(40∼80%)의 치료성적과 비슷하다.

그러나 약물은 보통 6개월 투약했다가 끊었을 때 60∼70%가 재발하는 것과 달리 경보기치료는 3개월 실시 후 재발률이 30%로 절반에 불과하다. 비용면에서 경보기는 구입할 때 목돈이 들지만(약 16만원) 데스모프레신의 경우 월 3만원 정도 들어 장기 투여하면 오히려 비싸다. 이미프라민은 이보다 싸지만 맥박이 빨라지고 손발이 차지는 등 심혈관계 부작용이 있어 조심스럽게 써야 한다.

경보기치료 단점

경보기치료의 약점은 부모가 어린이와 함께 자면서 화장실 가는 것을 도와야 한다는 것. 굳은 의지가 없으면 실행이 어렵다는 얘기다.

김 교수가 애초에 경보기 치료를 시도한 환자는 전체 야뇨증 환자의 약 10%인 116명이었지만 통계적 의미가 있을 만큼 치료를 지속한 어린이는 5분의 1인 22명에 불과했다. 그만큼 중도 포기가 많다는 뜻이다. 약 한두 알 먹는 것을 선호하는 것이 현대인이다.

또 치료 효과가 나타나려면 한달 이상 시간이 걸린다. 소변이 마려우면 잠이 깨는 조건반사가 몸에 익어야 하기 때문이다. 경보기 치료를 먼저 선택했다가 포기하고 약물치료로 바꾼다면 비용을 이중 부담해야 하는 단점도 있다.

누구에게 적합한가

일단 경보기 치료는 7세 이상에게 해당된다. 약물에 반응하지 않는 경우도 시도해 볼만하다. 김 교수에 의하면 낮에 오줌을 싸는 어린이에겐 한계가 있다.

김 교수의 조사에 따르면 낮에도 오줌을 싸는 증상(급박요실금)이 있는 6명의 환자는 경보기 치료에 아예 반응이 없었다. 급박요실금을 제외하면 치료효과는 81%로 높아진다. 김 교수는 "낮에 오줌을 싸는 아이는 방광이 미숙해 불안정하다는 뜻"이라며 "이 경우 방광이완제와 경보기 치료를 병행한다면 치료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데스모프레신이 안 듣는 어린이 중엔 불안정 방광이 많아 약물치료가 실패한 어린이에게도 경보기-방광이완제 병행 치료를 검토할 만하다.

어떤 치료법이든 치료에 대한 반응을 어린이가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배뇨일지를 적고, 저녁식사 후 음료를 제한하며, 자기 전 소변을 보도록 해야 한다.

/김희원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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