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터넷상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최저가 경매' 사이트에 대해 검찰이 본격수사에 착수했다. 서울지검 컴퓨터수사부(이창세 부장검사)는 28일 회사 내부자가 경매 물품을 낙찰받는 수법을 사용, 1만2,000여명으로부터 2억7,000여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사기)로 인터넷 최저가 경매 업체 '로윈닷컴' 대표 허모(37)씨와 부사장 서모(36)씨, 이사 성모(35)씨 등 3명을 구속했다.입찰가능 액수에 모두 입찰
검찰에 따르면 허씨 등은 회사 직원들의 친·인척 명의를 빌려 1원부터 입찰가능 상한액수까지 모두 입찰하는 소위 '깔기' 수법을 사용, 내부자에게 낙찰되도록 한 혐의다. 이들은 '페라가모 명품 토탈 8종세트' 경매의 경우 5명의 명의로 '아이디'를 만든 뒤 경매에서 1∼936원까지 1원 단위로 모두 입찰, 741원에 낙찰받는 등 지난 6∼7월 3회차까지의 경매에서 11건에 입찰해 9건을 낙찰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로윈닷컴측은 "일부 직원들의 부당행위로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그러나 4회차부터의 경매는 공정하게 진행됐다"고 해명했다. 이 회사의 경매는 13회차까지 진행됐으며 현재 회원수가 18만명, 입찰참가비 총액이 23억원에 이른다.
최저가 경매의 허와 실
최저가 경매는 최저 1원부터 물품가격의 0.1% 등 일정 한도까지 1원 단위로 입찰을 받아 이 중 단독으로 최저가를 써낸 사람이 낙찰받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예를 들어 1∼1,000원까지의 액수에 모두 복수의 입찰자가 있고 1,001원에 단독 입찰자가 있다면 이 가격에 물품이 건네지게 된다. 로윈닷컴의 경우 2,100만원대 레저용 차량이 1,277원에, 1,000만원대 PDP TV가 168원에 낙찰된 사례가 알려지면서 요행을 노린 네티즌으로부터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회사는 입찰자들에게 1회 입찰에 2,000원 정도의 입찰료를 내도록 한 후 이 돈을 모두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수사범위 확대
검찰은 5∼6개의 유사업체를 대상으로 비슷한 범죄가 있었는지 여부를 조사하는 등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검찰은 또 최저가 경매 사이트 자체가 사행성을 조장하는 위법성이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법리검토 작업을 진행중이다.
/박진석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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