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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대교수의 자연건강법](1)약이 되는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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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대교수의 자연건강법](1)약이 되는 물

입력
2003.09.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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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은 70%가 물로 이루어져 있다. 우리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매일 2ℓ 가량의 물을 섭취해야 한다. 체내의 물이 5%만 부족해도 우리 몸은 탈수 상태에 빠지고 12% 이상 모자라면 생명을 잃게 된다. 이처럼 물이란 사람이 생명을 유지하는데 없어서는 안될 필수 요소이지만 흔하다는 이유로 홀대받는 경우가 많다.한의학에는 물을 마시는 것을 통해 질병을 없앨 수 있다는 내용이 많다. 동의보감에 기록된, 약으로 쓸 수 있는 물에 대한 내용 중 중요한 것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가장 좋은 물로는 정화수(井華水)란 것이 있다. 정화수는 하늘의 참되고 정미로운 기운이 수면에 맺힌 것으로, 이른 새벽에 처음으로 길어온 물을 말한다. 그 효과를 보면, 우선 크게 놀란 뒤에 나타나는 여러 가지 출혈증상 치료에 아주 좋다. 또 입에서 냄새가 나는 것을 없애고, 얼굴빛을 좋아지게 하며, 눈에 생긴 군살을 없애고, 술을 마신 뒤에 생긴 설사도 낫게 한다. 뿐만 아니라, 머리를 맑게 해주고, 약을 달일 때 정화수로 달이면 그 효과가 더욱 뛰어나다고 했다.

국화수(菊花水)라는 것도 있는데, 샘 근처에 국화가 만발하여 물맛에 국화 향기가 배어나는 물을 말한다. 그 효능으로는 중풍을 예방하고, 어지러움증을 다스리며 쇠한 기운을 보충해 주고, 안색을 좋게 하고, 오래 먹으면 장수하고 늙지 않는다고 기록돼 있다. 실생활에서는 약으로 쓰는 노란 국화꽃(甘菊)을 구해서 3∼5g 정도를 넣고 달여 먹으면 국화수의 효과를 어느 정도 볼 수 있다.

한천수(寒泉水)라는 것도 있는데, 이는 맑고 찬 샘물로 대소변을 원활하게 소통시키고 소갈, 이질, 임질 등을 치료하는 효과가 있다. 좋은 약수터에서 볼 수 있는 시원하고 깨끗한 약수 물이 이에 해당한다.

가을철 이슬을 아침해가 뜨기 전에 받은 추로수(秋露水)도 있다. 소갈증을 낫게 하고 몸을 가벼워지게 하고 피부를 윤택하게 만든다. 겨울철에 내린 서리를 받아서 약으로도 쓰는데, 이를 동상(冬霜)이라 한다. 평소에 술을 많이 마셔서 생긴 열(酒毒)을 푸는데 아주 좋다.

마지막으로 누런 흙물인 지장수(地漿水)라는 것이 있다. 그냥 흙탕물이 아니라 양질의 황토에 물을 붓고 골고루 저은 후 좀 있으면 위에 뜨는 맑은 물이다. 이 지장수는 강력한 해독작용이 있어 음식물에 중독된 것을 풀어준다. 동의보감에는 독버섯에 중독된 경우 지장수가 아니면 해독할 수 없다고 기록돼 있다. 특히 지장수는 각종 중금속에 노출되기 쉬운 현대인들에게 아주 좋은 음용수다.

앞서 말한 정화수부터 지장수까지 어느 하나 쉽게 구하기 어려운 것이 지금의 현실이지만, 이러한 물이 훌륭한 치료제 역할을 할 수도 있다고 파악한 선인들의 지혜를 깊이 음미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경희대 한방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대통령 한방 주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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