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은 살이 찌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파이토케미칼과 식이섬유, 각종 비타민 등 몸에 좋은 성분을 많이 함유한 만큼 과당도 풍부해 의외로 칼로리가 높다. 따라서 몸에 좋다고 마냥 먹다가는 후회하게 된다. 특히 과일에 포함된 당분은 섭취 즉시 곧바로 흡수되는 포도당, 과당 등의 형태로 저장된다. 따라서 디저트로 과일을 먹으면 좀 전에 먹었던 밥이나 빵과 거의 동시에, 혹은 더 빨리 흡수된다. 이렇게 되면 혈액 중 포도당 농도가 높아지고 인슐린이 많이 분비돼 식사를 통해 섭취한 지방이 지방세포로 쉽게 바뀌면서 비만으로 이어지기 쉽다.보통 달다고 느껴지는 바나나, 감, 포도, 파인애플, 망고, 사과 등에는 과당이 많다. 중간 크기의 사과 1개가 밥 공기 절반 정도의 칼로리를 갖는다. 자몽 1개(400g)도 마찬가지. 포도 한 송이는 175㎉, 바나나 1개 164㎉, 단감 1개 116㎉, 배 1개 84㎉, 복숭아 1개 66㎉ 등이다. 반면 수박 1쪽은 38㎉, 귤 1개는 48㎉, 키위 1개는 46㎉ 등으로 과당이 적은 편이다. 그러나 귤을 앉은 자리에서 5∼6개 먹으면 밥 한 공기와 같은 열량을 섭취한 것과 같다.과일 주스도 하루 섭취해야 할 용량이 있다. 과일주스는 쭬당 0.5㎉를 함유하고 있어 사과주스 200쭬를 먹으면 100㎉, 즉 밥 3분의 1 공기를 먹는 것과 같은 결과가 된다. 아주대 의대 내분비대사내과 김대중 교수는 "미국 소아과학회에서는 소아비만의 원인으로 과일주스를 들고 있으며 과일주스도 비타민처럼 하루 용량을 지켜야 한다"며 "과일을 비만 치료에 이용하는 것은 부정적인 측면이 더 많다"고 강조했다. 비만 환자가 장기간에 걸친 식습관 개선보다 고통없는 단기간의 다이어트법을 찾으면서 과일을 주로 먹는 방법을 선호하지만 영양 균형이 깨져 오랫동안 지속하기 어렵다는 것. 반면 임신부는 하루 5번 이상 과일과 야채를 먹는 것이 좋으며 이는 비타민C로 환산할 때 85㎎ 정도에 해당한다. 흡연자에게는 과일이 더욱 필요하다. 담배 한 개비를 피면 하루 비타민C 권장량의 절반, 즉 귤 1개 만큼의 비타민을 소비하게 된다. 따라서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과일을 3배 가량 더 많이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
/권대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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