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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영서 돋보기]세계의 통화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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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영서 돋보기]세계의 통화 전쟁

입력
2003.09.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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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다 가즈유키 지음·곽해선 옮김 경영정신 발행·9,800원얼마 전 환율은 시장 메커니즘에 맡겨야 한다는 서방 선진 7개국(G7)의 두바이 합의는 당장 원화 환율의 급락을 가져와 우리 경제에 비상이 걸리게 하는 등 세계 금융시장에 엄청난 충격을 줬다. 통화의 대외가치인 환율이 국제 경제에서 얼마나 중요한 지를 새삼 확인시켜주는 '사건'이었다.

세계는 지금 새로운 전쟁에 돌입하고 있다. 통화 전쟁이 그것이다. 세계 경제가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자 각국은 경기 회복을 위해 자국 통화의 가치를 낮추려 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다른 나라가 마냥 용인할 수는 없다. 평가 절하는 다른 나라의 경제를 희생하면서 자기 나라의 이익을 추구하는 대표적인 '이웃 궁핍화 정책'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갈등과 마찰이 일어난다.

현재 전쟁의 주역은 4개 통화다. 일극 체제를 주도해 온 미국의 달러, 새롭게 출발한 유럽의 단일 통화인 유로, 부활을 꿈꾸는 일본의 엔,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계기로 세계시장을 석권하려는 중국의 위안 등이다.

통화는 국력의 바로미터다. 정치력 군사력도 중요하지만 통화가 갖는 힘은 그 이상이다. 통화의 힘을 결정하는 것은 정치 경제 군사 기술력의 총화다. 동시에 이들 요소를 어떤 조합으로 어떻게 구사할 지에 대한 전략을 구상하는 힘이 그 나라의 미래를 결정한다. 이 책은 이 같은 입장에서 4개 통화가 벌이고 있는 힘 겨루기의 실체를 분석하고 앞으로의 방향을 살피고 있다.

21세기는 필연적으로 힘이 빠지는 달러와 상승세인 위안의 대립을 축으로 전개될 것이라고 저자는 전망하고 있다. 권모술수에 능한 위안은 때로는 유로와 제휴해 힘을 축적하고 차차 엔을 집어삼켜 아시아 공동 통화의 길을 가게 된다는 것이다.

저자는 통화 전쟁에서 이기려면 국제정보 수집과 분석 능력을 키워야 하고, 전자화폐 시대에 대비해 금융과 정보기술(IT) 분야에 총력을 집결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상대방을 알고, 자기 방어에 철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본 국제미래과학연구소 대표인 저자는 기본적으로 엔화의 부활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지만, 고래 싸움에 새우 등이 터지지 않기 위해 한국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이 책 원제처럼 통화 전쟁은 무제한으로 여러 선수가 뒤엉켜 싸우는 '배틀 로열(Battle Royal)'이기 때문이다.

이 상 호 논설위원 s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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