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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네오콘―팍스 아메리카나의 전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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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네오콘―팍스 아메리카나의 전사들

입력
2003.09.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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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훈 지음 미래M& B 발행·1만2,000원이라크를 침공한 미국과 영국은 침략의 명분으로 내세웠던 대량살상무기나 관련 시설을 찾지 못했다. 이라크전이 수렁으로 빠질 조짐을 보이자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도 어두워지고 있다. 그러나 도덕적 우월감에 사로잡혀 '미국 제일주의'를 외치는 미국의 신보수주의자들은 별로 주춤하지 않는 기색이다. 냉전이 끝난 세계에서 미국만이 유일 초강대국인, 너무나 분명한 사실때문이다. 줄여서 네오콘(NeoCon, Neo―conservatives)으로 불리는 이들은 정계, 경제계, 언론계, 군산복합체, 싱크탱크 등 핵심 분야에 포진한 채 오늘의 미국을 움직이고 있다. 특히 9·11 테러 이후 미국은 네오콘의 천하가 됐다.

'네오콘―팍스 아메리카나의 전사들'은 이들 매파의 실체와 전략을 파헤친 책이다. 네오콘은 현 부시 행정부 등장 이후 전면에 떠올랐고 외신을 타고 전해진 이들의 강경 발언은 세계를 자극하고 있다. 네오콘의 대표적 학자들인 프랜시스 후쿠야마, 로버트 케이건, 엘리엇 코언 등의 책이 더러 번역되기도 했다. 그러나 네오콘을 분석한 국내 저술은 이 책이 처음으로, 미국 내 100여 명에 이르는 네오콘 중 70여 명을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은 네오콘의 전모와 배치 상황을 한눈에 보여주는 일종의 지도다. 네오콘의 세계 지배 전략과 철학, 조직과 인맥, 돈줄, 이들에 기대는 부시의 정신세계까지 낱낱이 밝히고 있다.

네오콘은 대부분 유대인이며 뉴욕 등 동부지역 명문대를 나온 엘리트다. 상당수는 한때 좌파에 몸담거나 민주당원이었다. 그러나레이건이 집권한 1980년대 공화당으로 옮겨 영향력을 발휘하기 시작했고, 클린턴의 민주당 정권이 들어서자 뒤로 물러났다가 부시와 더불어 기세등등하게 돌아왔다. 딴 나라 일에 별로 신경쓰지 않고 고립주의를 즐기던 전통적 보수주의자들과 달리 이들은 필요하다면 선제 공격을 해서라도 미국의 뜻을 관철하려고 한다. 그런 노선에 따라 네오콘은 이라크에 이어 미국의 다음 목표로 이란과 북한, 최종적으로 중국을 겨누고 있다.

한국일보 모스크바 특파원을 지낸 기자 출신의 지은이는 국내외 관련 서적과 언론 보도, 미국 정부와 주요 기관 보고서 등을 섭렵해 이 책을 썼다. 그는 "미국을 움직이고 있는 네오콘을 파헤치면서 전율을 느꼈다"고 말한다.

우리는 특히 이 책의 내용 중 북한에 대한 네오콘의 시각을 다룬 대목에 눈길이 끌린다. 북한을 이라크와 더불어 '악의 축'으로 규정한 부시의 발언에서도 드러나듯 이들은 북한 해방을 공공연하게 부르짖으며 이를 위해 선제공격도 할 수 있다고 떠든다.

전쟁과 그로 인한 민간인 희생은 논외이다. 하기는 "미국의 전지구적 지배를 확실히 하기 위해서는 진주만 공격과 같은 파국적이고 자극적인 사건이 필요하다"(네오콘의 핵심단체인 '새로운 미국의 세기를 위한 프로젝트'(PNAC)의 보고서에서)는 게 그들의 생각이다. 네오콘이 진군하는 행로가 피빛으로 물들 가능성을 보여주는 그 말에 북한 핵 문제의 당사자인 우리로선 긴장할 수밖에 없다.

책은 일단 네오콘의 실체를 파악할 수 있는 정보를 제시하는 데 주력하고, 네오콘에 대한 비판이나 견해는 독자의 몫으로 넘기고 있다. 부록으로 네오콘 인명사전, 출신 대학(원)별, 행정부 및 소속단체별 인물, 주요 정책 보고서 작성자 및 서명자 명단을 실어 자료로서 충실함을 더했다.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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