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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슬의 마음을 잇는 책읽기]사춘기때 겪는 그들만의 性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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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슬의 마음을 잇는 책읽기]사춘기때 겪는 그들만의 性고민

입력
2003.09.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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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 혼자만 알고 계세요/주디 블룸 글. 명서원.13살 토니의 비밀/주디 블룸 글. 유진.

아이에서 어른으로 성장하는 사춘기에 느끼는 갈등에는 우정, 성에 대한 관심, 사회의 기존 가치관이나 규범과의 충돌 그리고 자기 행동에 대한 책임을 받아들이는 것이 있을 것이다. 어느 것 하나 쉬운 과제가 아니지만 어른과는 물론 아이들끼리도 진지하게 대화의 주제로 삼지 못하는 것 같다. 게다가 요즘은 인터넷을 매개로 얄팍하고 자극적인 정보가 얼마나 무차별적으로 아이들에게 다가오는지.

주디 블룸은 청소년들의 심리를 잘 그리는 미국 작가다. 1980년대 초, 그의 작품을 처음 접했을 때는 우리나라와는 환경이 많이 다르다고 느꼈으나 이제는 큰 괴리감 없이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하나님 혼자만 알고 계세요' 는 여자 아이의 성적 성장과 종교 문제를 다룬 이야기다. 새로운 학교로 전학 간 마거릿은 그 곳에 적응하기 위해 비밀 클럽에 들어간다. 그 또래의 여자애들답게 클럽 회원들은 무엇이든지 같이 하고 비밀을 공유한다. 그러나 한 명씩 성장의 단계를 맞고 마거릿은 밤마다 클럽 친구들 중에서 가장 늦게 생리를 하지 않기를 기도한다. 아직 28인치밖에 안 되는 가슴둘레가 빨리 늘어나기를 바라고 생리대를 미리 사두기까지 한다.

'13살 토니의 비밀'은 남자 아이 이야기다. 토니는 여러 가지로 변화에 직면해 있다. 항상 빠듯하게 살아오던 그의 집이 갑자기 부자가 되어 롱 아일랜드에 있는 저택으로 이사 간다. 토니는 새로운 문화에 적응하고 새 친구를 사귀어야 한다. 옆집에 사는 조엘과 친구가 되려나 했지만 그 애는 가게에서 좀도둑질 하는 버릇이 있다. 게다가 이제 막 성에 눈 뜬 토니는 조엘의 누나 리사를 좋아한다. 매일 밤 창문을 통해 리사가 옷 갈아입는 것을 훔쳐보고 몽정을 하는 토니는 혹시라도 가정부가 알아채고 부모에게 말할까 전전긍긍한다. 한편 빨리 상류층 문화에 진입하기를 원하는 엄마는 옆집 부인의 생활을 무조건 따라 하고 세상에서 제일 훌륭한 선생님이 되고 싶다던 형마저 아버지 사업에 뛰어들기로 한다. 토니는 심리적, 감정적 성장의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할까?

성에 대해 가르쳐주는 책은 많다. 그러나 성적 성장에 대한 청소년의 감정을 그들의 시선으로 그리는 책은 그리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들의 성을 상처받기 쉬운 것으로 걱정하지 않고 그들의 불안한 마음을 진지하게 그린 이 두 책을 소년, 소녀, 어른 두루 읽어보면 좋겠다.

/대구 가톨릭대 도서관학과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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