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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친일행적 해명 벅차 속앓이"/춘원 막내딸 이정화씨 내한 도산등과 깊은 교분 회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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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친일행적 해명 벅차 속앓이"/춘원 막내딸 이정화씨 내한 도산등과 깊은 교분 회고도

입력
2003.09.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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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산 안창호 선생의 맏딸 안수산 여사가 사진 한 장을 건네주었습니다. 도산 선생과 아버지가 함께 찍은 사진이었습니다. 안 여사는 사진 뒤에 이런 글을 적어 주었습니다. '당신의 아버님 이름은 나의 아버님의 이름과 언제나 연결돼 있다'."춘원(春園) 이광수(1892∼1950)의 막내딸 이정화(68·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교수)씨는 안창호 모윤숙 등 오랜 지인들이 춘원에게 깊은 정을 갖고 있었다고 회고했다. 25일 서울 장충동 한국현대문학관에서 열린 한국인물전기학회(회장 최종고) 학술대회 '춘원 이광수의 생애와 문학사상'에서 그는 "미국에 머물고 있긴 하지만 한 해에 한두 번 고국을 방문한다"며 "어렸을 때 아버님이 연주하는 풍금 소리에 맞춰 함께 노래를 불렀던 그리운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서"라고 춘원에 대한 기억을 되새겼다. "옛날 이야기를 들려주시고, 영어 동화책을 번역해 읽어주시기도 했다. 벚꽃이 날리던 날 삼청공원을 산책하며 시를 읊어주시던 생각도 난다. 당신의 작품 중에 수필집 '돌베개'와 소설 '사랑', '원효대사'를 가장 아낀다고 말씀하셨다."

이정화씨는 "아버님의 명예가 회복돼야 한다고 주위의 여러 분들이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일찍이 자신의 책 '아버님 춘원'에서 춘원의 친일 행적을 속시원히 해명하지 못한 데 대해 가슴을 앓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2000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거주하는 안수산 여사를 만나 뵈었다. 도산 선생이 형무소에 계실 때 가족에게 안부를 전해달라고 아버님께 부탁하셨다고 했다. '도산 선생이 평안하시니 염려마시오'라는 내용의 아버님이 쓴 편지에 가족이 모두 안심하고 감사해 했다고 얘기했다. 또 아버님의 제자였던 시인 모윤숙도 내게 '삼천만 동포가 그의 명예에 화살을 날린다 해도 당신은 아버님을 사랑해야 한다. 왜냐하면 그는 당신의 아버님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상하이(上海) 임시정부에서 아버지와 함께 활동한 김기승 선생도 '그 시대에 살던 사람이 아니면 그 시대 일을 알 수 없다'고 얘기했다"면서 "어떻게 해야 글을 잘 쓸 수 있느냐는 물음에 아버님은 '마음에 있는 말을 그대로 옮겨 놓으면 된다'고 말씀하셨다"며 "지금 내 가슴 속에 담긴 말을 내놓는다. 아버님에 대한 의미 있는 회고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지영기자 kimj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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