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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선 심사평

입력
2003.09.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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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심사위원장 이경숙 (연세대 교수)우선 우리나라 피아노 음악 수준이 이렇듯 발전해 콩쿠르에 참가한 학생들이 전체적으로 고른 실력을 보여 준 데 대해 격려와 찬사를 보내고 싶다. 더욱이 이번 콩쿠르의 본선 과제곡은 쇼팽의 발라드 중 한 곡을 골라 연주하는 것이었는데 공교롭게도 본선 진출자 7명 중 5명이 제4번을 선택했다.

아마 제4번이 음악적으로나 기술적으로 난이도가 높아 제대로 연주한다면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작용했을 것이다. 전체적으로 연주자들의 곡 해석이나 테크닉은 우수한 편이었으나 아쉬운 점도 있었다.

우선 음색과 직결되는 페달링에 대한 공부가 더 필요하다. 또 아직 배우는 학생의 입장이므로 과시나 치장보다는 진솔한 음악의 아름다움을 들려주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쇼팽의 발라드 4번을 연주할 때 우러나오는 특유의 평온함과 전원적 느낌을 간과한 채 테크닉의 완성에 치중하다 보니 템포의 변화가 심해 연주가 거칠고 과격해지는 경향이 뚜렷했다.

이런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대체로 어려운 곡을 무난히 연주해 내 흐뭇한 마음으로 심사를 마쳤으며, 입상자를 선정할 때는 당일 연주를 듣는 사람들의 취향이 많이 반영되는 만큼 이번 콩쿠르 결과에 연연하지 말고 앞으로 보다 폭 넓고 깊이 있는 음악 공부를 계속해 뜻하는 바를 이루어야 할 것이다.

바이올린 /심사위원장 정준수 (경희대 교수)

본선에서 경연한 다섯 학생은 우열을 가리기가 매우 힘들었고 많은 장점과 훌륭한 기량에도 불구하고 좋은 연주를 보여주지 못했다. 이 때문에 이번에는 1등상을 주지 않기로 결정했다.

2등을 한 황선민양은 힘 있고 화려한 연주를 하였는데 섬세함과 강약 조절에서 아쉬움을 남겼고, 3등 배시온양은 좋은 음악성에도 불구하고 활쓰기가 좋지 않아 거친 소리를 낸 점을 유의해야 할 것 같다.

첼로 /심사위원장 현민자 (연세대 교수)

본선 진출자 5명이 모두 전체적으로 높은 수준의 연주를 들려주었다. 1등의 장하얀 양은 탄탄한 테크닉을 바탕으로 발랄한 스케르초 풍의 2악장을 잘 표현했고, 4악장의 다양한 여러 장면을 아주 드라마틱한 큰 스케일의 연주로 들려주었다.

2등의 차은광군은 정확하고 탄탄한 테크닉을 바탕으로 정제된 연주를 하였으며, 다양한 비브라토에 역점을 둔다면 우리 첼로계에 좋은 재목이 되리라고 믿는다.

비올라 /심사위원장 전용수 (서울시향 수석)

심사를 하면서 1980년대에 몇몇 뜻 있는 분들이 비올라 콩쿠르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 일이 생각났다. 그 결과로 이제는 국내에도 굵직한 음악콩쿠르에 비올라 부문이 생겨 질적 양적으로 많은 발전을 해왔다.

이번 경연의 본선곡인 슈베르트의 '아르페지오네 소나타'는 비올라는 물론 첼로 연주자도 많이 연주하는 곡이다. 본선에 오른 3명의 연주자는 각기 다른 음악성으로 연주했으나 3악장 시작 부분의 알레그레토 부분이 공통적으로 템포를 너무 빠르게 전개한 게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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