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주가부양을 위해 자기 회사 주식(자사주)을 매입하는 기간에 주요 주주와 임원들이 주식을 대량 매도해 차익을 챙기는 얌체 거래가 빈발하고 있다.25일 내부자거래 분석 정보 제공업체인 아이스코어(www.iscore.co.kr)에 따르면 상장·등록사들이 주가 안정을 위해 설정한 자사주 매입·소각이나 취득을 위한 신탁계약 기간에 주가가 급등한 틈을 타 회사 내부자가 보유 주식을 대량 매도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거래소 상장기업인 성신양회 임원 A씨는 회사의 자사주 매입기간(8월1일∼10월31일)인 지난달 20일 보유 주식 1만760주를 2만2,500원(2억4,000만원)에 장내 매도했다. 성신양회는 올 7월29일 이사회에서 자사주 45만주(100억원)를 매입·소각키로 결의한 이후 주가가 급등했으며 지난달 20일에는 2만4,450원까지 올랐다.
동양고속 임원 B씨도 자사주 취득 신탁 기간인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3일까지 2만1,410주를 평균 1만2,685원(2억7,000만원)에 팔아 치웠다. 동양고속은 올 7월7일부터 1년간 자기주식 21만2,320주(30억원) 취득을 위한 신탁 계약을 맺은 뒤 주가가 오르기 시작해 지난달 3일에는 1만2,900원을 기록했다.
이에 앞서 코스닥 등록기업인 동화기업 주요 주주인 C씨도 올 7월31일 회사가 자사주 27만주(100억원)를 매입하기로 신탁계약을 맺자 자신이 가지고 있던 100만주를 2,920원(29억2,000만원)에 처분했다.
아이스코어 관계자는 "현행 공시규정은 자사주 매입 기간에 최대주주에게서만 보유 주식을 매도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받고 있다"며 "주요 주주들이 회사 방침에는 아랑곳없이 자사주 매입 기간을 보유주식의 처분 기회로 활용해 평소보다 많은 이익을 실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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