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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출발! 2박 2일- 내설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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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출발! 2박 2일- 내설악

입력
2003.09.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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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익어가면서 산으로의 유혹도 짙어진다. 설악산. 누구나 한번쯤 꿈꾸는 산이다. 관광시설이 밀집해 있는 외설악(양양, 속초 지역)은 대부분 기억 속에 있다. 그러나 인제군의 내설악은 상대적으로 찾는 이들이 많지 않다. 외설악으로 향할 때 지나가는 코스이기 때문이다.울산바위, 권금성 등이 있는 외설악이 화려하다면 내설악은 아늑하고 깊이가 있다. 그 중 아름답기로 유명한 백담계곡과 십이선녀탕 계곡에 든다. 계곡의 중간까지만 즐기는 약식 산행이다. 설악산을 넘는 본격적인 등산은 산행시간만 1박2일을 잡아야한다.

준비

인제군 북면 원통이나 황태로 유명한 용대리 인근에 숙소를 잡는다. 한 곳에서 이틀을 머문다. 원통은 군사지역이기 때문에 면회객이나 외출 군인을 상대로 하는 여관이 많다. 강원장여관(033-461-6924) 관동장여관(461-3043) 그린장여관(461-2606) 다솜장여관(462-7254) 로얄장여관(461-3363) 등이 있다. 산행 기점인 용대리 인근에는 산장이 있다. 곰두리산장(462-4287) 백담통나무산장(462-9355) 큰곰산장(462-3350) 등이 깔끔하다.

약식 산행이지만 등산화는 필수. 계곡은 벌써 쌀쌀하다. 악천후도 대비할 겸 재킷을 꼭 챙긴다.

출발(금요일 오후 6시30분)

수도권에서 출발한다면 양평-홍천-인제의 순으로 간다. 6번 국도와 44번, 46번 국도를 이어 탄다. 홍천과 인제 사이의 짧은 구간을 제외하면 왕복 4차선으로 길이 넓다. 거의 고속도로 수준이다. 저녁 식사는 양평 먹거리촌이나 홍천읍 입구의 하오안리(양지말)에서 해결한다.

양평에서는 다양한 메뉴를 골라 먹을 수 있다. 홍천 양지말의 대표 먹거리는 ‘삼겹살 고추장 화로구이’, 쉽게 말해 고추장 불고기다. 화로구이집이 밀집해 있다. 고기를 먹은 후에는 막국수로 마무리한다. 서울에서 원통까지 3시간, 용대리까지는 3시간20분 정도 걸린다.

백담계곡 트레킹(토요일 오전 8시)

첫날은 백담계곡에 먼저 오른다. 일요일이면 붐비기 때문이다. 계곡 입구에 주차장과 매표소가 있다. 주차장에서 백담사까지는 약 8㎞. 작은 셔틀버스가 절까지 운행한다. 그러나 버스를 타면 계곡의 90%는 보지 못한다. 차의 유혹을 버리고 걷는다. 가파른 언덕이 몇 곳 있을 뿐 대부분 평지 같은 길이다. 길은 다리를 오가며 계곡과 붙어 간다. 바위 사이를 흐르는 맑은 물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약 2시간 산보하듯 걸으면 백담사에 닿는다.

과거 설악산에서도 가장 운치있는 절이었던 백담사는 길이 놓이고 중창불사를 크게 하면서 대찰이 됐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은신했던 덕분(?)이다. 그러나 이 절의 가장 큰 어른은 만해 한용운이다. 이 절에서 만해는 수많은 작품을 남겼다. 절 한쪽에 만해의 흉상과 시비가 있다.

백담사 건너편에 백담산장이 있고 길이 이어져 있다. 대청봉으로 가는 길이다. 용기를 내어 더 걷는다. 수렴동 대피소까지 8㎞ 구간이다. 찻길은 오솔길로 바뀌지만 역시 평탄하다. 대신 짙은 숲길이다. 가슴이 시원해진다. 수렴동 대피소에서 간단하게 요기를 할 수 있다. 발길을 돌려 되돌아 온다. 왕복 8시간 정도. 길지만 힘이 들지 않는 아름다운 트레킹이다.

황태국 저녁식사(오후 6시)

용대리는 황태의 고장. 황태 요리집이 많다. 진부령식당(033-462-1877)이 잘 알려져 있다. 이름 깨나 있다는 사람은 대부분 다녀갔다. 벽에 그들의 인사말이 빼곡하게 쓰여있다. 워낙 맛깔스럽게 음식을 내는데다 아침, 점심 식사를 부실하게 했으니 당연히 식욕이 돋는다. 용대리 삼거리에서 진부령쪽으로 좌회전, 약 500㎙를 가면 오른쪽에 식당이 보인다. 저녁 식사 후에는 다음날 트레킹을 위해 일찌감치 휴식.

십이선녀탕 계곡 트레킹(일요일 오전 7시)

간식을 챙겨 출발한다. 십이선녀탕계곡은 과거에는 무척 접근하기 힘든 곳이었다. 산길이 계속 계곡을 가로지르며 나 있다. 비라도 조금 오면 오도가도 못하는 위험 코스였다. 이제는 안전구조물이 모두 놓여 안심하고 올라도 된다.

들머리는 남교리이다. 민박촌 주차장에서 다리를 건너면 오른쪽에 매점이 있고 그 옆으로 매표소가 보인다. 백담계곡길이 찻길이 된 이후 변화없이 평탄하다면 십이선녀탕계곡은 변화무쌍한 재미있는 계곡이다.

1시간10분(4㎞) 정도 걸으면 응봉폭포. 이 곳부터 본격적인 비경이 시작된다. 초록색 구조물로 계곡을 건너며 하얀 포말과 기암의 하모니를 감상한다.

십이선녀탕이라는 이름은 12명의 선녀가 내려와 목욕을 했다는 전설에서 나왔다. 그러나 탕은 8개이다. 독탕, 북탕, 무지개탕 등 저마다 이름이 붙어있다. 탕과 폭포는 모두 이어져 있어 차례로 볼 수 있다. 가장 위에 있는 것은 두문폭포. 아쉽지만 여기서 발길을 돌려야 한다. 왕복 5~6시간이 소요된다.

동치미 막국수 점심(오후 1시)

동치미 국물에 말아먹는 막국수집이 있다. 인제와 원통을 잇는 옛길에 서호교가 있다. 옆으로 원통 방향 31번 국도가 있다. 이 길로 조금 가면 왼쪽에 LPG 충전소가 있고 오른쪽으로 서호순메밀국수(033-461-2078)라는 간판이 보인다. 삶은 면을 그릇에 담고 무가 둥둥 떠있는 동치미 국물을 따로 내놓는다. 시원하다.

양평 인근의 6번 국도는 주말과 휴일이면 거의 주차장이 된다. 피하는 방법은 서두르는 것. 점심 식사 후 미련없이 출발한다.

/ 글ㆍ사진 권오현기자 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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