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孔子)의 일대기를 다룬 창작춤으로 유교의 본산인 중국 대륙에 한국 무용의 높은 수준을 선보일 생각입니다."임학선(53) 성균관대 예술학부장은 요즘 한국 창작춤 '공자'의 막바지 안무에 여념이 없다. 이름으로도 금세 알 수 있듯 공자의 탄생과 학문 세계를 다룬 이채로운 창작춤의 첫 공연이 이틀 앞(28일)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춤의 내용도 내용이지만 더욱 눈길을 끄는 것은 이 공연이 국내가 아니라 공자의 고향인 중국 산둥(山東)성 취푸(曲阜)에서 열리는 '국제공자문화절 석전대제'에 초청작품으로 공연된다는 점이다. 석전대제에는 사람들이 줄을 맞추어 서서 함께 추는 전통 일무(佾舞)가 늘 들어 있었지만 창작춤 공연은 처음이다. 공연은 올해 성균관대 예술학부와 취푸사범대 음악학부의 자매 결연 과정에서 임 교수가 창작춤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 알려져 성사됐다.
공자 탄생을 기념하기 위해 중국 중앙정부와 산둥성 당국이 지원해 매년 열리는 이 행사는 26일 개막제를 시작으로 보름 동안 계속되며 CCTV를 통해 중국 전역에 생중계된다.
"이번 공연은 전체 5장으로 구성된 '공자'가운데 2장 '학문'입니다. 공자가 제자들을 어떻게 가르치고 학문세계를 어떻게 펼쳤는지를 춤으로 펼쳐보이는 것입니다." 임 교수가 이끄는 임학선무용단은 이번에 공자 옷에서 이미지를 따온 창작 의상을 차려 입고 태극 구조에서 따온 필체, 학체, 궁체의 춤사위를 선보이게 된다.
창작춤 '공자'는 임 교수가 역사와 고전에서 모티브를 따서 수년 전부터 무대에 올리고 있는 일련의 대작 무용 중 한 편이다. 1994년에는 고구려 벽화를 춤으로 표현한 '고구려의 혼'을, 2000년에는 중국 신화에 나오는 동이족 지도자 치우천왕 이야기를 소재로 '밝산'이라는 작품을 선보였다.
임 교수는 "'탄생' '학문' '고뇌' '임종' '부활'로 구성된 '공자'(전체 90분)의 전체 안무와 연습을 내년 1월까지 마무리, 내년 5월20·21일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할 예정"이라며 "예술의전당에서 한국 창작춤을 공연하는 것은 '공자'가 처음"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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