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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터졌다! 5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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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터졌다! 55호"

입력
2003.09.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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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삼성과 기아의 경기가 열린 광주구장. 이승엽(27·삼성)이 6회초 1사 주자 1루에서 940g짜리 국산 BMC배트를 힘껏 휘둘렀다. 상대선발 김진우가 던진 볼은 전광석화 같은 이승엽의 배트를 맞고 오른쪽으로 솟구쳤다. '딱'하는 경쾌한 타구음과 함께 1만여명 관중들의 눈도 일제히 오른쪽담장으로 쏠렸다.하얀 포물선을 그린 타구는 광주의 밤하늘을 그대로 가르며 관중석에 꽂혔다. 관중들의 함성이 터져 나오는 순간 김진우의 얼굴은 거칠게 일그러졌고 이승엽은 오른손을 번쩍 들어 관중 환호에 답했다. 시즌 55홈런. 이승엽이 22년 역사의 한국 프로야구 홈런사를 새로 쓰는 순간이었다.

아시아 신기록 1개 남았다

1999년과 지난 21일 대구 LG전에서 세운 자신의 시즌 최다홈런(54개)기록을 갈아치운 이승엽은 이로써 아시아 신기록에 1개차로 다가섰다. 4월5일 두산과의 개막전에서 두방의 대포를 터뜨리며 '홈런쇼'를 예고했던 이승엽은 이날 현재 팀이 치른 127경기중 125경기에 출장, 55호 아치를 그려 경기당 0.44개의 홈런페이스를 보이고 있다. 6경기를 남겨논 이승엽은 지금 같은 페이스라면 3개의 대포를 더 기대할 수 있어 아시아 홈런신기록은 시간문제일 뿐이다.

이승엽은 지난 10일 대구 한화전에서 52, 53호 홈런 두방을 터뜨린 후 8경기동안 31타수 5안타(타율 0.161)의 빈타에 허덕였다. 21일 대구 LG전에서 54호 홈런을 때리며 홈런포를 재점화한 이승엽은 이후 대기록에 대한 심적부담때문에 홈런가뭄에 시달렸다.

기아와의 앞선 3연전에서 홈런은 고사하고 1안타에 그쳤다. 그러나 이날 부진을 말끔히 씻는 대포를 터뜨리며 대망의 시즌최다홈런과 아시아타이기록을 수립했다.

부챗살 타법… 매년 30개 이상 폭발

1995년 경북고를 졸업한 뒤 삼성에 투수로 데뷔한 이승엽은 그해 타자로 전향, 121경기에 출장해 13홈런을 터뜨리며 가능성을 인정 받았다. 이듬해 9홈런으로 다소 부진했으나 97년부터 지난해까지 7년동안 30개 이상의 홈런을 쏘아올리며 4차례 홈런왕에 오르는등 타격에 관한한 독보적인 존재로 자리잡았다. 이승엽의 전매특허는 부챗살 타법. 55홈런까지 좌월(좌중월 포함) 10개, 중월 12개, 우월(우중간 포함) 33개 등 골고루 담장을 넘겼다. 키 183㎝에 몸무게 92㎏의 이승엽은 임팩트 순간에 방망이에 힘을 모으는 기술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568타석 460타수만에 신기록을 쐈다

이승엽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8개구단 투수중 가장 상대하기 힘든 투수가 김진우다. 특히 홈플레이트 앞에서 뚝 떨어지는 커브는 손을 못댈지경"이라며 오늘(홈런)은 힘들 것 같다고 말했으나 6회 3번째 타석에서 대기록 사냥에 성공했다.

김진우와 올시즌 13차례 맞대결해 9타수 3안타 1홈런을 뽑아낸 이승엽은 이날 1회초 1사 주자1루에서 들어선 첫번째 타석에선 볼넷을 골라 출루했고 3회 두번째 타석에선 제2구를 받아쳤으나 2루땅볼로 물러났다.

그러나 팀이 0―1로 뒤지던 6회 3번째타석에 들어선 이승엽은 제1구 파울볼에 이어 2구 몸쪽 높은 볼, 3구 바깥쪽 빠지는 볼을 고른 뒤 아버지 이춘광(60)씨가 관중석에서 지켜보는 가운데 구속 147㎞짜리 4구째 직구를 통타, 투런홈런을 쏘아올려 프로야구사에 남을 기념비적인 대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경기상보 B15면

/광주=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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