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개인보다는 한국 여성에게 주는 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상을 받고 보니 무언가 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어깨가 무겁습니다."최정화(47·사진) 한국외국어대 통역번역대학원 교수가 25일 한국여성으로는 처음으로 프랑스 정부의 '레종 도뇌르' 훈장을 받았다.
한국외대를 수석 졸업 후 프랑스 파리로 유학해 제3대학 통역번역대학원(ESIT)을 마친 최 교수는 1981년 한국 최초의 국제회의 통역사, 86년 아시아 최초의 통역번역학 박사학위로 유명한 인물. 그 해부터 한국과 프랑스 대통령이 만나는 자리에 빠짐없이 참석해 언어 가교역을 해왔다. 국제회의 통역만도 1,800여 차례에 이른다.
역대 대통령들의 정상 외교 현장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본 최 교수는 전두환,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을 '통역사 친화적' 대통령으로 꼽는다. 전 전 대통령은 메시지가 명확하고, 김 전 대통령과 노 대통령은 논리적으로 말을 하기 때문. 93년 헬기를 타고 대전으로 가는 20분 동안 요란스러운 프로펠러 소리에도 책을 꺼내 읽던 미테랑 전 프랑스 대통령도 기억에 남는 인물이다.
최 교수는 6월 각국 오피니언 리더들에게 한국의 이미지를 제대로 알리겠다는 취지에서 설립한 '한국 이미지 커뮤니케이션 연구원'의 이사장을 맡아 한국의 이미지 개선작업에도 열과 성을 쏟고 있다. 이날 서울 서대문구 합동 프랑스 대사관저에서 열린 수상식에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일하고 있는 프랑스인 남편도 참석했다.
/김지영기자 koshaq@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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