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양말의 전사'들이 포스트시즌 진출 의지로 빚어낸 한편의 역전 드라마였다. 그 드라마에서 'BK' 김병현(24·보스턴 레드삭스·사진)은 가장 빛나는 주연 중 한명이었다.24일(한국시각) 미 보스턴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볼티모어 오리얼스와의 홈경기. 2―5로 패색이 짙던 9회말 2사 2,3루에서 토드 워커가 타석에 들어설 때까지도 홈팬들조차 역전을 꿈꾸지는 못했다.
그러나 시즌 11홈런에 불과한 워커가 볼티모어의 마무리 호르헤 훌리오에게서 극적인 동점 우월 3점 홈런을 뽑아내면서 상황은 보스턴의 분위기로 돌변했다.
연장에 들어간 10회초 그래디 리틀 보스턴감독의 선택은 단연 김병현. 이틀 동안 팀의 승리를 지켜준 데 대한 절대적 신뢰였다. 김병현은 B.J 서호프를 우익수 플라이로 잡은 데 이어 이날 첫 타석에서 3점 홈런을 터트린 루이스 마토스마저도 5구째 헛스윙 삼진으로 간단하게 처리했다.
잭 커스트에게 3구째 우전안타를 내준 김병현은 브룩 폴다이시에게 볼카운트 0―3으로 몰린 순간에도 흔들림이 없었다. 김병현은 결국 폴다이시를 2루수 앞 땅볼로 처리, 무실점으로 틀어막은 채 기립박수를 받으며 덕아웃으로 들어왔다. 20개 투구 중 13개가 스트라이크였다.
역전드라마의 엔딩타이틀은 데이비드 오티스의 몫이었다. 10회말 보스턴의 선두 타자 오티스가 커트 에인스워드를 상대로 끝내기 좌월 솔로홈런을 쏘아올리자 보스턴 선수들은 홈플레이트 근처로 몰려나와 마치 월드시리즈를 제패한 것처럼 얼싸안고 감격을 나누었다. 이로써 김병현은 시즌 최다승인 9승째(10패16세이브)를 수확했고 12경기 연속 비자책 무실점의 기록도 이어나갔다.
이날 6―5로 승리 보스턴은 플레이오프 매직 넘버를 2로 줄였다.
/김병주기자 bj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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