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수(44)라는 가수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그는 86년부터 91년까지 세 장의 음반을 발표하며 80년대 3대 포크가수로 불리던 이다. ‘약속의 땅’ ‘꽃묘’ ‘귀촉도’ ‘보헤미안’ 등 여린 바이브레이션을 섞어 읊조리듯 부르는 그의 노래는 가요 마니아가 잊지 못하는 노래이고, 그의 LP는 중고시장에서 희귀 음반으로 손꼽히고 있다. 하지만 90년대 들어 음악활동을 접고 강원도 대관령 아래 산골에서 숨어 지낸 탓에 그는 ‘은둔자’로만 알려져 있다. 그가 26일 서울 YWCA 청개구리홀(오후 8시)에서 공연을 갖는다. 정식 유료 공연은 데뷔 후 처음이다.
1986년 미당 서정주의 시 ‘귀촉도’에 곡을 붙인 노래 ‘귀촉도’ 등 한국적인 서정이 짙게 배인 곡이 담긴 1집을 내고 그는 주목을 받았지만 시위 정국으로 뒤숭숭한 때라 그의 노래는 심의를 통과하지 못했다. 그 후 2집과 명곡 ‘보헤미안’이 실린 3집을 냈지만 그는 “사람 사이에서 번잡하게 사는 것이 싫어” 어느날 갑자기 산골로 들어갔다. 자취방으로 들이닥치는 수사관과 의도와 달리 제목과 재킷 사진을 바꿔 가며 그의 음반을 출시한 기획사의 상술에도 지쳤기 때문이다.
음악의 순수성을 지켜왔다고 평가되는 김두수. 그가 생각하는 순수한 음악이 무엇인가에 대해 물었다. “노래 좋아하는 사람이 노래로 돈 벌고 사면 그게 가장 좋은 거죠. 하지만 돈을 벌기 위해 본연의 모습을 버리고 잘 팔리는 음악을 위해 무작정 유행을 따른다면 그게 순수하지 못한 것 아니냐”고 한다.
그는 지난해 열렬한 팬의 도움으로 4집 ‘자유혼’을 발표했고 지금은 경기도 양평에 살며 자연을 벗 삼아 노래하고 있다. 5월에는 서울 대학로의 작은 극장을 빌려 팬들과 함께 노래하는 자리를 만들기도 했다. 비록 소수지만 열혈팬을 거느리고 있는 그는 “요즘 가요에서 소외된 사람이 제 노래를 듣는 것 같습니다. 자극적인 노래에 지친 이들이죠. 나의 노래를 좋아해 주니 그저 감사하다”고 말한다.
이번 공연에는 7월 내한 공연을 가졌던 재일교포 가수 이정미와 포크가수 이원재, 전남 강진 남녘교회 목사이자 음반 ‘여행자의 노래’ 등을 기획한 임의진 목사가 게스트로 참여한다. (02)3705_6007
/최지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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