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24일 부산·울산·경남지역 언론인과의 간담회에서 "내가 안정감을 훼손할 만한 일을 했었다"며 앞으로 자신의 화법을 고쳐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노 대통령은 그러나 "내가 부족한 것은 알지만 그것이 너무나 증폭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한다"며 야당과 언론에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대통령직 못해먹겠다'는 발언 등 거친 표현을 썼던 것에 대해 "편하게 말하는 내 스타일의 약점"이라고 해명하면서 "편안한 대통령이 되려고 했는데 반응이 너무 좋지 않아 이제 그런 것 안 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고쳐나가면 금방 고쳐나갈 수 있다"고 자신하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내각과 참모진의 전문성 부족이 국정운영 불안의 요인 아니냐'는 질문을 받고는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는 "김영삼 전 대통령이 민정계와 민주계의 안배인사를 했지만 전문성, 경험이 별로 뛰어나지 않았다"며 "5공, 6공 때 물러나야 하는 사람이 눌러앉은 것을 경험이라고 존중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 "나는 문민정부, 국민의 정부 등 어느 시절보다 능력과 개혁성, 지향 방향에 맞게 인선해왔다"며 "그런데 군수하던 사람을 장관 시키니까 고까운 사람들이, 주요 언론을 주도하고 나에 대한 감정도 별로 안 좋아 그렇게 몰고 간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 대통령은 "여소야대라 하더라도 '대통령을 인정하고 싶지 않다'고 말하는 야당은 없다"며 "또 나는 누군가 의혹만 제기하면 시커멓게 대서특필되는 언론환경에 서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내가 꾸중 듣는 요체는 정책문제가 아닌, 주로 흉이고 막연한 분위기 불안감 아마추어 이런 것인데 좀 부당한 것 같다"며 "한미관계도 잘 정리해냈고, 어려운 문제를 푸는데 역량이 부족했던 것이 특별히 뭐가 있느냐"고 반박했다.
노 대통령은 그러나 마지막으로 "이 모든 현상의 책임은 내게 있고 내가 모자라서 감당을 못하는 것도 있다"며 "흔히 밀월이라고 하는데 한 1년 정도만 기다려 봐주는 그런 여유를 부탁한다"고 지역언론에 협조를 당부했다.
/고주희기자 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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