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전후 처리문제는 세계적 관심사가 되었다. 또 이제 우리와도 뗄 수 없는 현안문제가 되었다. 미국은 사담 후세인 정부를 무너뜨리는 전쟁에서는 승리했으나, 전후 처리과정에서 큰 시련을 당하고 있다. 곳곳에서 출몰하는 게릴라들이 점령 미군에게 큰 피해를 입히고 있기 때문이다.급기야 미국은 국제사회, 특히 유엔의 지원을 요청하기에 이르렀다. 또한 개별 동맹국들에도 이라크 파병을 요청하고 있다. 정부도 미국으로부터 이라크의 전후 치안유지를 담당할 대규모 전투병 파견 요청을 받고 그 대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23일 개막한 유엔 총회는 이라크 처리문제를 놓고 미국과 프랑스가 날카롭게 대립함으로써 주목을 끌었다. 부시 대통령은 사담 후세인 정권의 붕괴를 강조하며 이라크의 자치정부 수립을 미국의 스케줄대로 진행시킬 것임을 명백히 했다. 프랑스의 시라크 대통령은 유엔의 지지를 얻기 위해서는 자치정부 수립 스케줄을 먼저 명확히 할 것을 요구했다.
두 나라의 의견충돌이 어떻게 결말이 날지 우리는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이라크의 민정이양 문제는 유엔 안보리에서 가장 중요한 쟁점이다. 이라크 치안유지를 위한 병력이 단지 미국의 동맹국의 지위로 파견되느냐, 아니면 유엔 다국적군 지위를 갖느냐의 향방은 바로 안보리 결의 여부에 달려 있다.
우리는 두 가지 이유에서 이라크 치안유지가 안보리 승인을 얻은 다국적군에 의해 이루어져야 한다고 본다. 첫째는 그 길만이 이라크 내 반미감정을 달래면서 재건활동을 원활히 이끌어나갈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다음으로는 만약 우리가 파병을 하더라도 명분을 가짐으로써 우리 사회 내부의 반미감정을 자극하지 않고 이라크 재건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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