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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크 돌풍에 美대선 시계 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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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크 돌풍에 美대선 시계 제로

입력
2003.09.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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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미국 대선이 시계(視界) 제로의 상황을 맞고 있다. 이라크 전후 정책에 대한 비판론 확산과 함께 나날이 인기가 떨어지고 있는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처음으로 국민지지도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예비 대선후보들에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그의 재선 가도에 적신호가 켜졌다.클라크 가상 대결 승리의 의미

민주당 예비 대선 후보들과의 1대1 가상 표 대결에서 줄곧 우위를 지켜오던 부시 대통령을 바짝 긴장하게 만들고 있는 주인공은 4성 장군 출신 웨슬리 클라크(58)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사령관이다. 그는 17일 민주당 경선 참여를 선언한 직후 다른 9명의 당내 경쟁자를 누르고 선두로 부상한 데 이어 22일 발표된 CNN과 USA 투데이, 갤럽의 공동지지도 조사에서 부시 대통령을 3% 포인트 차로 따돌리는 등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비록 3%의 오차 범위 내에 들어있긴 하지만 그의 '가상 승리'는 민주당 후보가 부시 대통령의 철옹성을 처음으로 무너뜨렸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이번 대선전의 한 획을 그은 것으로 분석된다.

게다가 민주당의 존 케리 상원의원도 부시 대통령과의 가상 대결에서 1% 포인트차로 앞서고, 하워드 딘 전 버몬트 주지사, 리처드 게파트 하원의원, 조지프 리버맨 상원의원 등 다른 민주당 대선 후보군들도 각각 1∼3% 포인트의 차로 부시를 압박하고 있다는 점은 민주당 후보의 본선 경쟁력이 그만큼 높아졌음을 의미한다.

클라크 돌풍은 언제까지

이에 따라 대권 도전권을 따기 위한 민주당 후보군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클라크 후보는 부시 대통령의 '안보 독점'을 공략할 수 있는 이미지를 지니고 있지만 아직은 검증되지 않은 정치 신인에 불과하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이다.

그에게는 미 육사 수석졸업, 로즈 장학생, 베트남 전쟁 영웅, 중도적 정치 성향, 남부 출신, 4성 장군 등 화려한 경력과 영민한 자질에도 불구, 인간적인 매력을 지니지 못했다는 평가가 따른다. 무엇보다 당내에 정치적 기반을 갖고 있지 못하다는 점은 후보 결정에서 큰 영향력을 갖고 있는 당 지도부의 낙점을 받는 데 한계로 작용할 수 있다.

뉴욕 타임스의 한 칼럼니스트는 "그는 서류상으로는 이미 대통령의 반열에 오른 사람"이라며 "그러나 그가 당 지도부의 축복 속에 대통령에 오른 드와이어 아이젠아워 장군과 같은 길을 갈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밝혔다.

클린턴가 음모론

클라크 후보의 이 같은 약점은 현재 그를 지원하고 있는 클린턴가(家)의 음모론을 부추기고 있다. 아칸소주 출신인 클라크 후보는 동향의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측근들의 지원 속에 출마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 타임스는 24일 "클라크가 대선전에 뛰어든 것은 하워드 딘의 상승세를 꺾는 것 외에 다른 이유가 없다"며 "10명의 후보가 겨루는 당내 선거전이 혼탁해지면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의 등장이 불가피해지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 경우 힐러리 의원은 클라크에게 부통령 후보라는 선물을 선사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ksi810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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