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반체제 저명인사들로부터 공개적인 망신을 당했다.영국에 망명 중인 러시아 언론·석유 재벌 보리스 베레조프스키 등 5명은 23일 푸틴 대통령의 뉴욕 방문에 맞춰 이날 미국과 영국의 유력 일간지들에 전면광고를 게재했다. 광고는 조지 W 부시 대통령 앞으로 보내는 공개편지 형식으로 "푸틴 대통령과의 친밀 관계를 재고할 것"을 촉구했다. 모두 41만 달러(약 5억원)가 든 이번 광고는 미국의 워싱턴 포스트와 뉴욕 타임스,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와 데일리 텔레그라프에 동시에 실렸으며 구 소련 반체제 인사인 고 안드레이 사하로프 박사의 부인 엘레나 보네르 여사 등 5인의 서명이 실렸다.
이들은 "푸틴 체제 하에서 러시아 민주주의가 조직적으로 파괴됐으며 의회, 재판소, 언론이 사실상 크렘린 통제 하에 놓였고 선거는 코미디로 전락했다는 점을 아느냐"고 부시 대통령에게 물었다. 이들은 또 푸틴 정권이 4년간의 체첸 전쟁에서 대량학살 등 전쟁범죄를 저질렀으며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이 배후에 있다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4일간의 미국 방문 중 부시 대통령과 캠프 데이비드 별장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유엔 총회에서 연설할 예정이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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