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에 따른 소비와 투자 둔화로 기업 및 개인들의 자금수요가 급감해 2·4분기 중 금융거래가 2년 반 만에 가장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특히 개인의 자금 조달(차입) 및 운용(저축 및 주식·채권 투자 등) 등 금융거래는 외환위기 이후 가장 부진했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2분기 중 자금순환 동향(잠정)'에 따르면 소비와 투자 부진, 카드사 대출축소 등으로 전체 금융거래는 1분기(48조원)보다 감소한 44조4,000억원에 그쳤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것으로 2000년 4분기(43조5,000억원)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다.
개인의 자금 조달은 2조6,000억원으로 1분기의 5조6,000억원에 비해 격감했고 자금 운용도 10조7,000억원에서 10조5,000억원으로 줄었다. 개인의 자금 조달은 1999년 1분기(8,000억원) 이후, 자금 운용은 98년 3분기(8조9,000)억원 이후 가장 적은 것이다.
98∼99년은 외환 위기로 금리가 20% 안팎까지 치솟아 차입이 거의 봉쇄됐던 점을 감안하면 개인의 자금 조달은 사실상 88년 이후 15년 만에, 운용은 93년 이후 10년 만에 가장 저조한 실적이다.
한은은 개인 부문에서 8조원의 자금 잉여가 생겼으나 이는 소득이 증가했기 때문이라기보다 소비와 투자 위축으로 차입이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2분기 중 기업 부문의 자금 조달과 운용은 각각 9조2,000억원과 6조원으로 1분기의 34조2,000억원과 14조2,000억원에 비해 격감했다. 기업 자금 조달과 운용도 2년여 만에 각각 가장 적은 수준이다.
자금 수요가 많은 기업들은 통상 자금 조달액이 운용액보다 큰 자금부족현상을 보이는데, 2분기 중 자금부족액은 3조2,000억원으로 전분기의 20조원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이는 그만큼 기업들이 투자에 소극적임을 반영하는 것이어서 장기적인 성장동력의 저하가 우려된다.
/남대희기자 dh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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