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금이 큰 돈일지 몰라도 수재민 개인에겐 작은 도움밖에 안됩니다." 지난해 태풍 '루사' 때 1억여원의 수재민 성금을 냈던 일가족이 올해 다시 1억원이 넘는 돈을 태풍 매미 수재의연금으로 내놓았다.경기 용인시 상현동에 사는 이남림(58)씨 가족은 22일 시름에 젖은 수재민을 위해 써달라며 1억515만원을 수원 경기일보사에 맡겼다.
이씨 가족은 의연금을 담은 봉투 안에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자신의 맡은 본분을 다한다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 믿는다'는 내용의 위로편지도 함께 담았다. A4용지 1장 분량의 위로편지엔 "믿음과 정이 강해 서로를 의지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어 수재민을 도왔으면… 금 모으기 운동처럼 조그만 힘이 모여 큰 힘이 된다는 믿음을 가지고… 수재민 여러분, 힘을 냅시다!"라고 적혀 있다.
아버지를 대신해 의연금을 낸 이씨의 2남1녀 중 막내 아들 성준(25·대학생)씨는 "아버지 권유로 미국에 유학중인 누나(33) 부부가 300만원, 형(31) 부부가 200만원, 학생인 나는 15만원을 보탰고 아버지가 1억원을 더해 성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젊은 시절 볼펜 장사와 부동산 임대업을 하며 힘들게 재산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성금을 접수한 경기일보사 관계자는 "사진촬영과 인터뷰를 극구 사양하는 바람에 이름 외엔 이씨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다"고 전했다.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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