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슈팅 명작 '라이덴'(1990)으로 오락실을 평정한 게임 업체 세이부 가이하츠. 그러나 라이덴 이전의 세이부를 기억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세가, 코나미, 캠콤 등 대형 업체들의 그늘에 가려 상대적으로 저평가를 받은 탓이다.세이부의 저력은 1980년대 중·후반에 발표한 1인칭 총격게임 연작인 '엠파이어시티:1931'(86)과 '데드앵글'(88) 두 편에서 확인할 수 있다. 미국시장을 겨냥해 만들었지만 한·일 양국에서 더 크게 히트한 게임이기도 하다.
30년대 시카고를 배경으로 한 엠파이어시티는 마치 미국 만화의 한 장면을 연상시킨다. 게임의 형식은 재빠른 권총 사격으로 거리의 갱들을 제거하는 것. 이 게임부터는 화면에 표적이 도입됐다. 갱들이 도사리고 있는 으슥한 장소를 가리키는 화살표를 따라, 조이스틱으로 동심원 모양의 표적을 움직이다 보면 버버리 코트를 입은 갱을 발견할 수 있다. 여기서부터는 1대 1대결. 갱이 먼저 총을 뽑기 전에 재빨리 조준, 명중시키는 것이 관건이다.
목표물을 찾는 능력과 신속한 사격을 요구하는 이 게임은 중고등학생 이상의 연령층에서 사랑을 받았다. 총알이 난무하는 슈팅게임의 통쾌함을 즐기는 사람들은 후속작인 데드 앵글을 선호한다. 분위기나 배경은 엠파이어시티와 유사하지만, 그래픽과 사운드에서 한 수준 발전된 모습이다. 근경, 중경, 원경의 구분이 도입돼 화면에 현장감이 생겼고 총성 외에도 다양한 효과음이 등장한다.
엠파이어시티가 '스나이퍼'라면 데드 앵글은 '람보' 분위기인 셈이다. 이 게임은 인터넷 에뮬랜드(www.emulland.net)에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정철환기자 ploma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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