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이끄는 미국 행정부는 정부에 불리한 뉴스를 금요일에 발표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말 연휴 분위기로 인해 금요일 저녁 TV 뉴스와 토요일 조간 신문을 보는 사람들이 평소보다 훨씬 적다는 점을 고려했기 때문이라고 미국의 USA투데이가 22일 보도했다.미국 인구통계국은 당초 예상보다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온 국민 소득과 빈곤에 관한 통계를 금요일에 발표하기로 했다. 인구통계국은 그전에는 빈곤 등에 관한 통계를 화요일이나 목요일에 공개했다.
부시 행정부는 지난 해 말과 금년초 잇달아 금요일에 대기 규제와 수질 규제를 완화하는 조치를 내놓았다. 또 폴 오닐 재무장관과 톰 화이트 육군장관의 사임도 각각 금요일에 발표했다. 인구통계국 관리들은 지난해 12월 금요일에 2000년 인구 통계가 실제보다 낮게 산출됐다고 시인했다.
부정적 뉴스를 금요일에 제공하는 홍보 전략은 비단 부시 행정부의 전유물만은 아니다. 클린턴 행정부는 1996년 금요일에 대통령 부인 힐러리 클린턴의 과거 변호사 사무실 자산 등에 대한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부시 대통령의 아버지인 조지 부시 대통령 시절에도 미 행정부는 중국 일부 기업에 대한 경제 제재를 금요일에 슬그머니 해제했다.
나쁜 뉴스를 금요일, 토요일 등 주말이나 국가 공휴일 연휴 직전에 내놓는 것은 또한 미국만의 일도 아니다. 한국의 정치권 인사들도 "여론에 부정적 파장을 미칠 뉴스는 금요일 오후나 토요일에 내놓는 게 좋다"고 말하고 있다.
/김광덕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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