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억원대의 자금 운용으로 삼성전자 주가를 주물러 증권가에서 '왕 개미'로 통하던 개인투자가 박기원(38)씨가 23일 수재민 돕기 성금 5억원을 냈다.개인이지만 자금력이 워낙 크고 전주에 살아 '전주 투신'으로 불리는 박씨는 그 동안 신분 노출을 극히 꺼려왔지만 이 날 성금을 기탁하는 과정에서 투자 전력이 알려졌다.
박씨는 전주의 한 유통업체에서 평범한 샐러리맨으로 일하다 6년 전부터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이용해 증권투자에 나섰으며 외환위기 이후 전업 투자가로 전환, 선물·옵션으로 큰 돈을 번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투자 금액은 300∼400억원에 이르고 증권사 월 약정액(주식거래액)은 1조원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연히 주가가 그의 움직임에 영향을 받는다. 박씨는 주가 폭락 전인 19일 동원증권 창구에서 삼성전자 주식 8만여주(종가 기준 344억원)를 매도, 엄청난 차익을 실현했다. 그는 1월 초에도 같은 창구를 통해 720억원 상당의 삼성전자 주식을 팔아 시장을 뒤흔든 적이 있다.
박씨가 거래하는 동원증권 창구에서 포스코주식이 22일 9만9,970주에 이어 14만2,920주나 연일 순매수되자 "왕개미가 이번엔 포스코로 발걸음을 옮겼다"는 소문이 퍼졌다.
/권혁범기자 hbkwon@hk.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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