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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911>바스티아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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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911>바스티아니니

입력
2003.09.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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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2년 9월24일 이탈리아의 바리톤 가수 에토레 바스티아니니가 토스카나주(州) 시에나에서 태어났다. 1967년 몰(沒). 바스티아니니는 23세에 베이스로 데뷔했다가 이내 바리톤으로 길을 바꾸었다. 1950년대 초에 이미 이탈리아 전역에 이름을 떨치기 시작한 그는 1953년 밀라노의 스칼라 극장을 거쳐 미국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극장에서 '라트라비아타'(베르디)의 남자 주인공 알프레드 제르몽 역을 맡으며 세계적 가수가 되었다. 그는 1965년까지 메트로폴리탄 극장의 단골 출연자로 활약하며 이탈리아 오페라의 바리톤 영역을 감당해냈다.45년을 채 살지 못하고 죽은 이 성악가가 한국의 음악인들에게 그리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지난 1998년 8월 음악 월간지 '객석'은 국내의 음악 평론가와 성악가 서른 사람에게 20세기를 빛낸 성악가들을 선정해 달라고 주문한 바 있는데, 바스티아니니는 27위에 그쳤다. 1위에서 3위까지는 대중적인 테너 가수들인 루치아노 파바로티, 엔리코 카루소, 플라시도 도밍고가 차지했다.

바스티아니니의 이름 에토레(Ettore)는 그리스 신화의 영웅 헥토르(Hektor)에서 왔다. 에토레와 헥토르는 영어 이름 헥터(Hector), 프랑스어와 스페인어 이름 엑토르(Hector)에 해당한다. 프랑스인 가운데 이 이름을 지닌 저명 인사로는 아동 문학의 고전으로 꼽히는 '집 없는 아이'의 저자 엑토르 말로가 있다. 그리스 신화에서 헥토르는 트로이의 마지막 왕 프리아모스와 그의 아내 헤카베 사이에서 난 왕자다. 트로이 전쟁 때 트로이군의 총대장으로 그리스군에 맞서 용맹을 떨치다가 그리스군의 영웅 아킬레우스에게 살해된다. 트로이 전쟁의 마지막 해를 그린 호메로스의 서사시 '일리아스'는 헥토르의 장례식으로 마무리된다.

고종석 /논설위원 aromach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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