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30여만개 이상의 태반이 산모의 동의없이 무상으로 제약회사로 넘어가 의약품이나 화장품원료로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23일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식품의약품안전청이 한나라당 김홍신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국내 2개 제약업체가 의약품 등의 원료로 사용하고 있는 태반은 2001년 33만여개에 이어 지난해에는 37만344개로 해마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의 경우 분만건수 47만923건의 78.6%를 차지, 산모 10명 가운데 8명의 태반이 의약품 등의 원료로 사용됐다.
태반을 폐기물 수거업체로부터 공급받고 있는 업체는 H제약, D제약 등 중소제약업체로, 이들은 태반을 자하거(태반을 말린 것으로 한약재의 원료로 사용됨) 등의 형태로 한의원에 판매하거나 자양강장제와 주사제 등의 원료로 다른 제약사에 팔았으며 화장품회사에 영양크림 등의 원료로 납품하기도 했다.
이들 태반은 현행 적출물 처리규칙이나 폐기물관리법 등 법률상 제재규정이 없어 산모의 동의도 없이 재활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반면 이들 제약회사들은 장기제공이라는 이유로 태반을 무상 공급받고 있어 공짜로 원료의약품을 만들어 팔고 있다.
이에 비해 미국, 독일등 선진국에서는 에이즈나 간염, 매독 검사 등 혈액 안전관리에 준해 태반의 의약품사용을 관리하는 반면 국내에서는 안정성도 확보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김 의원은 "태반도 인체조직이어서 에이즈나 간염 등 병원체 감염 가능성이 높다"며 "지난 2000년 중앙약사심의위원회가 원료태반에 대한 바이러스 시험 등 안전성 관리조치를 취하도록 식약청에 건의했으나 아직까지 이루어지지 않고1 있다"고 밝혔다.
/정진황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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