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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고창&전남 영광/수묵화 닮은 山水…그곳에 빠져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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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고창&전남 영광/수묵화 닮은 山水…그곳에 빠져볼까

입력
2003.09.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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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 구시포 해변의 낙조. 고운 모래 갯벌이 끝없이 펼쳐진다.전북 고창과 전남 영광에는 유서 깊은 관광지가 많다. 꽃구경만 할 것이 아니라 산과 바다, 그리고 조상의 숨결까지 두루 감상하고 느끼자. 만족할 만큼 눈에 넣으려면 2박3일도 모자란다.

고창여행

선운사가 들어있는 선운산을 빼놓을 수 없다. 해발 336㎙의 낮은 산이지만 수려한 산세 때문에 ‘호남의 내금강’으로 불린다. 가장 일반적인 산행코스는 선운사 뒤편의 동백나무숲으로 올라 석상암-수리봉(정상)-개이빨산-낙조대-도솔암-단풍나무터널을 거쳐 선운사로 다시 내려오는 원점 회귀 코스이다. 3시간이면 주파한다. 조금 강한 산행을 원하면 선운산 옆의 경수산(444m)을 아우르면 된다. 6~7시간.

고창에는 개성있는 해수욕장이 두 곳 있다. 구시포해수욕장과 동호해수욕장이다. 구시포해수욕장은 고창군 최대의 해변을 자랑하는 곳. 제방을 중심으로 두 곳으로 나뉘어져 있다. 제방 남쪽은 24시간 개방되는 일반 해수욕장이고, 군사지역인 북쪽은 일몰 후 폐쇄된다. 워낙 넓은 북쪽은 ‘명사십리’라고도 불린다. 구시포의 갯벌은 고운 모래 갯벌이다. 썰물이 되면 단단하게 굳는다. 그래서 자동차를 몰고 들어가도 바퀴가 빠지지 않는다.

동호해수욕장은 변산반도(부안군)와 고창군 사이에 위치한 해수욕장이다. 해송의 숲이 장관을 이룬다. 염도가 높아 여름이면 피부병과 신경통을 앓는 사람들이 해수찜질을 하기 위해 찾는다. 해수욕장으로 향하는 길이 이채롭다. 길 옆으로 강이 흐르는데 밀물이 되면 물이 차고, 썰물이 되면 까만 갯벌이 나타난다.

고창 사람들의 자랑거리 중 으뜸은 고창읍성이다. 조선 단종 원년(1453년)에 왜침을 막기 위해 축성한 성이다. 호남 내륙을 방어하는 전초기지로 성의 둘레가 1,684m이며, 전략적으로 중요한 시설을 두루 갖추고 있다. 나즈막한 야산에 들어있는 고창읍성은 관리가 잘 되어 있다. 봄과 가을이면 인근 초등학교의 소풍터로 각광을 받는다.

고창읍에서 약 4㎞ 정도 벗어나면 기이한 모습의 야산들이 보인다. 고인돌군(群)이다. 한 두개가 있는 것이 아니라 3개 리에 걸쳐 447기가 한꺼번에 있다. 2000년에 강화, 화순의 고인돌군과 함께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됐다.

인근에서 가장 인기있는 온천도 있다. 석정리에 자리잡은 석정온천이다. 1992년 3월 개장한 석정온천은 국내에서 드문 게르마늄 온천이다. 몸만 물에 담그는 것이 아니라 마시면서 온천욕을 즐긴다. 고혈압, 당뇨, 신경통, 류마티스 등에 효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새벽 5시부터 오후 8시30분까지 연중무휴로 개장한다.

학원농장은 봄이면 너른 보리밭으로 사람들을 불러모으는 곳. 과거에는 가을이면 콩을 심었는데 올해에는 콩밭의 일부에 메밀을 심었다. 일부라고는 하지만 워낙 너른 농장이어서 메밀밭이 바다처럼 넓다. 하얀 꽃을 볼 수 있다. 고창군청 문화체육과 (063)560-2225.

영광 여행

불갑사가 있는 불갑산(516m)은 평일에도 등산객이 줄을 이을 정도로 산꾼들의 사랑을 받는 산이다. 정상에 서면 서해의 낙조를 볼 수 있고 광주 무등산과 담양 추월산 등 봉우리의 파도가 아름답게 펼쳐진다. 불갑사로 올랐다가 동백골-해불암-연신봉을 지나 다시 불갑사로 내려오는 코스가 일반적이다.

불갑사 진입로에 내산서원이 있다. 임진왜란 때 일본에 잡혀가서도 조선 선비의 기질을 굽히지 않고 오히려 주자학의 물결을 일으킨 강항 선생을 추모하는 서원이다. 대원군의 철폐령으로 철거됐다가 1974년 다시 세워졌다.

영광에는 원불교성지가 있다. 소태산 박중빈 대종사가 탄생한 곳이다. 대종사의 생가, 기도터인 삼밭재, 마당바위 등이 있어 원불교 교도 뿐 아니라 일반 관광객도 많이 찾는다.

영광 여행은 법성포에서 마무리된다. 법성포는 작은 반도의 남쪽에 자리잡아 북서계절풍을 피할 수 있는 천혜의 항구. 이미 고려 성종 때 이 곳에 조창을 설치해 인근 12개군의 세곡을 받아 개성으로 날랐다. 영광 굴비의 본산인 것은 상식.

/고창ㆍ영광=글 사진 권오현기자 koh@hk.co.kr

풍천장어·굴비백반 '밥도둑'

영광 불갑사인근 잘곳 적어

가는 길

전북 고창군 선운사 가는 길은 쉽다. 서해안고속도로에 선운산 나들목이 있다. 나들목으로 나와 좌회전, 22번 국도를 탄다. 오산리에서 좌회전, 선운사 주유소에서 우회전, 다시 삼인초등학교에서 좌회전하면 선운사 관광지구에 닿는다. 이정표가 친절하게 표시되어 있어 길 잃을 염려는 없다. 고창읍에서 선운사까지 하루 22차례 군내버스가 왕복한다.

영광과 고창은 비록 전라남ㆍ북도로 갈려있지만 맞붙은 군이다. 아주 가깝다. 불갑사로 가려면 다시 고속도로를 탄다. 영광 나들목에서 나와 영광읍으로 들어간다. 23번 국도 함평 방향으로 진행하면 불갑면이 나온다. 왼쪽으로 내산서원, 불갑사를 알리는 이정표가 있다. 좌회전해 약 4㎞ 들어가면 불갑사 입구이다. 읍에서 하루 9차례 군내버스가 운행한다. 선운산도립공원 관리사무소(063)563-3450, 불갑사 종무소 (061)352-8097.

쉴 곳

선운사 쪽에 숙박시설이 많다. 동백호텔(063-562-1560), 산새도호텔(561-0204), 유스호스텔(561-3333), 선운장(561-2035) 등이 있다. 민박집도 많다. 도립공원 관리사무소에 연락하면 민박집을 소개받을 수 있다.

불갑사 부근에는 잘 곳이 별로 없다. 영광읍이나 법성포에서 숙박해야 한다. 영광읍에서는 아리아관광호텔(061-352-7676), 궁전파크(352-1566), 로얄모텔(352-0737), 백악관(351-3385) 등이 규모가 큰 숙박시설로 꼽힌다. 법성포에는 반도모텔(356-0993), 청수장여관(356-4343) 등이 있다.

먹을 것

두 고장 모두 물에서 나온 먹거리가 유명하다. 고창의 풍천장어와 영광의 굴비다. 풍천장어는 강물이 바닷물과 만나는 곳에서 나는 장어를 뜻한다. 밀물이 들어 강물이 역류할 때 바람이 함께 들어온다고 해서 풍천이다. 물이 들어오고 빠질 때 장어가 이동을 해야하기 때문에 운동량이 많아 육질이 쫀쫀하고 맛이 좋다고 한다. 선운사 인근의 식당은 거의 풍천장어집이다. 산장회관(563-3434), 신덕식당(564-1533) 등이 현지인들이 추천하는 집이다.

영광은 굴비의 고장. 굴비백반을 차리는 식당이 많다. 20~30가지의 정갈한 반찬에 굴비를 노릇노릇하게 구워 낸다. 백합죽, 덕자찜 등도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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