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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성화고교/대입 부담 덜고 적성 일찍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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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성화고교/대입 부담 덜고 적성 일찍 개발

입력
2003.09.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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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시흥에 자리잡은 한국도예고 지하1층의 물레성형실에는 방과 후에도 물레를 돌려 도자기 모형을 만드는 학생들로 가득하다. 바로 앞쪽 점토실습실과 점토후처리실에서도 점토를 반죽하는 학생들이 분주히 움직인다. 1층에 마련된 전기·가스가마에서는 쉴새없이 실습도자기들이 구워져 나오고 있다.특성화고 관심 집중

고교교육의 정상화와 실업교육의 다양화 차원에서 시작한 특성화고교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입시걱정을 덜고 고등학교 때부터 자신의 적성을 개발해 다양한 분야로 사회진출을 바로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알려지면서 학생들의 관심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한국도예고 2학년 정재훈(17)군은 어릴 적부터 흙으로 만들기를 좋아해 2년전 국내 최초로 만들어진 도예고를 큰 고민없이 선택했다. 이젠 방과 후에도 실습실에서 친구들과 함께 늦게까지 물레틀에 앉아서 도자기를 만드는 일에 몰두한다. 정군은 얼마 전 인근 여주대학에서 주최한 조형대회에서 금상도 수상했다. 정군은 "진학을 원하는 친구들도 있지만 입시지옥은 없어요"라며 "진학을 해도 도자기 공예를 직업으로 갖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조리과학고 박중권(18)군도 요리에 재미를 붙여 특성화고로 진학한 케이스. "공부를 하는 것보다 가고싶은 길을 찾아가라"고 독려한 부모님과 동네선배의 권유가 진학결정에 크게 작용했다. 관련학과로 진학하기 위해 수시원서를 접수해 놓은 박군은 "대학공부를 마치면 조리관련 부문으로 취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도예고의 경우 지난해 60명 모집에 100명 가까이 몰려 1.4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한국조리과학고는 지난해 240명 모집에 1,000여명 가까이 몰려 웬만한 특목고를 능가하는 4대1의 치열한 경쟁률을 기록했다. 한국도예고 박창래 교장은 "대학 졸업후에도 취업이 쉽지 않은 점도 특성화 고교로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특성화고 전형과 진로

특성화학교는 전국에 54개가 있다. 그러나 대부분이 과거의 공업고나 상업고 등 실업계 고등학교에서 간판만 새로 단 경우지만 특이한 영역을 찾아 신설한 학교도 한국도예고나 한국조리과학고 등 7개교정도 된다.

대부분 학교가 내신성적과 면접만으로 선발하고 있지만 한국애니메이션고는 내신성적 90∼100점에 실기성적 90∼100점을 반영한다. 한국도예고는 절반을 도내 중학교 출신자로 뽑고 도예산업 종사자 자녀를 우선 선발한다. 한국디지털미디어고는 각종 대회입상자를 특별전형으로 뽑는다.

하지만 아직까지 졸업생들은 진학을 원하는 경우가 절반가량 된다는 게 현장 교사들의 말. 한국조리과학고 김성호 교감은 "학벌을 원하는 기업체들이 많아 학생들이 진학을 선택하지만 관련학과로 진학하기 때문에 입시경쟁 부담은 일반 학생들에 비해 덜하다"고 전했다.

/김정곤기자 kimj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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