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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을 만난다니 난 다시 설레"/삐삐·왕눈이·하니·코난 등 추억속 TV시리즈 잇단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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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을 만난다니 난 다시 설레"/삐삐·왕눈이·하니·코난 등 추억속 TV시리즈 잇단 출시

입력
2003.09.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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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삐를 부르는 화난 목소리∼ 삐삐를 부르는 상냥한 소리∼"30, 40대라면 경쾌한 노래와 함께 양쪽으로 뻗치도록 묶은 갈래 머리, 무릎까지 올라오는 긴 양말을 신고 선머슴처럼 뛰어다니던 말괄량이 소녀 삐삐를 기억할 것이다. 1970년대 TV시리즈로 방영된 '말괄량이 삐삐'(원제 Pippi Longstocking)는 비디오 테이프로도 나온 적이 없어서 당시 소년 소녀였던 30, 40대에게는 추억으로만 남아 있을 뿐이다.

말괄량이 삐삐 뿐만 아니라 '개구리 왕눈이' '달려라 하니' 등 70, 80년대 인기 TV시리즈들이 속속 DVD로 다시 나와 이제는 어른이 돼버린 과거의 소년 소녀들을 찾아간다.

말괄량이 삐삐 공처럼 통통 튀어 다니던 작은 체구의 삐삐는 의외로 엄청난 괴력을 지닌 초능력 소녀였다. 커다란 어른들도 한 손으로 집어 던지고 까마득한 절벽에서 뛰어내려도 전혀 다치지 않는다. 심지어 자동차를 운전해 하늘을 날아다닌다.

스웨덴 아동문학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의 원작을 69년에 TV시리즈로 만든 '말괄량이 삐삐'는 77년에 KBS에서 처음 방영됐다. 당시는 흑백방송 시절이어서 삐삐의 화려한 짝짝이 양말 패션을 만끽할 수는 없었지만 기행에 가까운 그의 활약에 어린이들은 울고 웃었다.

지금 봐도 전혀 촌스럽지 않고 유쾌하기 그지없는 환상적인 이 작품이 12월에 4장의 DVD 박스세트로 선보인다. 긴 세월이 흘렀지만 독일 EM TV에서 디지털 수정작업을 거쳐 양호한 화질을 자랑하며, 국내 TV 방영 당시 개구장이 같은 삐삐 목소리를 맡았던 주희 등 국내 성우진의 우리말 녹음도 정겨운 주제가와 함께 수록된다. 주제가만 들어도 어렸을 때가 생각나 가슴이 뭉클한 작품이다.

폴, 왕눈이 이달초 3장의 DVD 박스세트로 나온 '이상한 나라의 폴'은 78년 TBC(현 KBS2)에서 방영한 일본 애니메이션 '이상한 나라의 폴' 50편을 고스란히 옮겨 놓았다. 주인공 폴이 실에 감겨 회전하는 장난감인 요요를 사용해 대마왕을 물리치는 내용으로, 당시 어린이들 사이에 요요 붐을 일으킨 작품이다.

일본 요시다 마츠오 감독이 70년대 만든 TV 시리즈 '개구리 왕눈이'는 국내에서 80년대 중반 KBS를 통해 방영됐다. 어린이용 작품이지만 무지개 연못의 폭군인 두꺼비 투투에게 억눌려 사는 개구리들을 통해 독재에 항거하는 민중의 모습을 은유적으로 그린 사회 비판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 올 여름 나온 DVD는 39편의 이야기를 3장의 디스크에 우리말 녹음과 함께 수록했다.

하니, 슈퍼보드 85년부터 3년 동안 만화잡지에 연재돼 인기를 끈 이진주 원작 '달려라 하니'를 TV용 애니메이션으로 옮긴 이 작품은 11월에 3장의 DVD로 다시 나온다. 90년 KBS에서 처음 방영했을 때 42%의 경이적인 시청률을 기록해 화제가 된 허영만 원작 애니메이션 '날아라 슈퍼보드'도 12월에 4장의 DVD로 출시된다.

이밖에 '독수리 5형제' '미래소년 코난' '빨강머리 앤' 등 80년대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었던 TV 애니메이션도 DVD 박스세트로 나와 있다. 이 가운데 일부 타이틀은 파파DVD 등 인터넷 쇼핑몰에서 10월27일까지 22%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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