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는 로널드 레이건(92) 전 미국 대통령이 작성한 1,000여 통의 편지를 모은 서한집 '레이건―편지속의 삶'(사진)이 23일 시판된다.이 책은 카네기멜론 대학의 키론 스키너 교수가 레이건 전 대통령의 부인 낸시 여사의 도움을 받아 5,000여통의 편지를 발굴, 이중 1,000여통을 추린 것으로, 성문제에서부터 냉전 전략방위구상(SDI) 등 까지 솔직한 심정을 담고 있다.
타임 최신호는 이중 14통의 편지를 발췌 보도하면서 레이건이 무거운 책임감 속에서 대통령직을 수행했으며 이상주의를 지향하는 겸손한 지도자의 면모를 보여주었다고 평했다.
레이건은 1981년 암살 모면 직후 레오니드 브레즈네프 서기장에게 미―소간 긴장을 줄이기 위해 " 나는 최근 절제되지 않은 당신 편지를 유감스럽게 생각하면서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대표하는 국민의 매우 실질적이고 일상적인 문제에 대한 검토를 가로막고 있는 이데올로기와 정치적, 경제적 철학, 정부 정책을 내버려두는 것이 가능할까요?"라며 진심을 토로했다.
레이건은 또 86년 레이캬비크 미소 정상회담 직후 친구에게 보낸 편지에서 "SDI가 모든 공격용 미사일을 감축하기 위한 것이란 우리의 의도를 미하일 고르바초프 서기장이 믿지않는 것 같다"고 적었다.
레이건은 성인잡지 플레이보이 발행인 휴 헤프너에게 보낸 편지에서는 "비열한 집단에는 언론자유가 적용되지 않는다"며 강한 반감을 표시했다.
아버지 레이건으로부터 수많은 편지를 받았던 딸 패티 데이비스는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위대한 의사소통자인 아버지가 뜻밖에도 종종 다른 사람들과 얘기할 때 수줍어했다"고 말했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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