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에 시작된 '에세이툰'출간붐이 하반기에도 이어지고 있다. '포엠툰'의 정헌재가 두 번째로 낸 에세이툰 '완두콩'이 베스트셀러 상위권을 유지하는 등 독자들의 관심도 여전하다. 에세이툰 붐을 일으킨 심승현의 '파페포포 메모리즈' 2권이 '파페포포 투게더'란 이름으로 곧 출간되는 것을 비롯해 젊은 작가들의 신작이 속속 선보이고 있다. 대부분 일상을 소재로 삶에 대한 잔잔한 감동과 성찰을 다룬 것으로 인터넷에 연재한 작품도 있고, 출판을 위해 새로 기획한 작품도 있다.'마린블루스'를 낸 학산문화사가 에세이툰으로는 두 번째로 펴낸 김도경의 '바이론 Byelone'은 요즘 젊은이들의 외로움을 따뜻한 감성으로 그리고 있다.
컴퓨터 화면의 로그인 화면에서 암호가 틀렸을 때 짝사랑의 쓸쓸함을 느끼는 장면을 비롯해 전자제품의 비어 있는 단자, 사람들끼리의 대화에만 소용될 뿐 주인과도 대화할 수 없는 휴대폰 등 최근 등장한 새로운 물건들을 통해 외로움을 표현하는 것이 독특하다.
사막에서 목말라 하는 여행객이 물 대신 콜라를 찾는 장면 등 젊은이들이 생각과 정서를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지난해부터 작가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연재하던 것을 모아 텍스트를 넣어 책으로 냈다.
길문섭의 '워킹이즈라이프(Walking is Life)'(자음과 모음 발행)는 생활에 지친 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사업을 하다가 실패한 이가 자살하기 위해 바다를 찾았다가 아버지가 수십 년 전 좌초 직전에 자신에게 쓴 편지를 넣은 유리병을 만나 삶의 희망을 찾는다는 등의 동화 같은 이야기지만 실화에 바탕을 둔 20편의 에피소드를 다루고 있다. 늙은 부모를 위한 자식의 애틋한 마음, 친구를 위해 자기를 희생하는 우정 등 고전적 주제를 밝은 톤과 부드러운 그림으로 딱딱하지 않게 그리고 있다.
사랑을 주제로 한 작품도 있다. '조니타로'(지영 글·그림, 오늘의 책 발행)는 파스텔 톤의 그림에 사랑과 그리움의 단상을 담았다. 역시 작가의 홈페이지에 연재된 만화이다.
'갈매기의 꿈'의 주인공 조나산의 약칭인 '조니'의 이상과, 이미지를 통해 그림을 해석하는 타로카드의 '타로'의 신비한 매력을 합친 캐릭터 조니타로는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서 느리게 사랑하는 법을 일깨워 준다.
'고무고무 하늘바라기'(대현문화사 발행)은 '고무고무'라는 기존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캐릭터 디자인팀이 펴낸 카툰집이다. "특별한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잠시나마 머리를 식히고자 하는 것으로 족하다"는 게 작가들의 말이다. 에세이툰 출간 붐은 역량 있는 작가들이 많지 않은 만큼 작가 풀이 소진될 때까지는 계속될 전망이다.
/남경욱기자 kw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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