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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신당 가고 싶고 배지 떼기 싫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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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신당 가고 싶고 배지 떼기 싫고

입력
2003.09.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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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신당에 참여하고 있는 민주당 전국구 의원들의 처신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탈당하면 의원직이 박탈되기 때문에, 몸은 민주당에 두고 정치적 행동은 신당에서 하고 있다. 국정감사도 민주당 명의로 하고 의정보고회 역시 그렇다. 이런 의원이 8∼9명에 이른다. 이들 중에는 신당의 핵심이 돼 신당의 요체를 외부에 알리는 역할을 하는 인사도 있다. 지난 대선 때도 상당수 전국구 의원들이 탈당을 않은 채, 정몽준 후보를 지원해 빈축을 사더니 같은 일이 되풀이 되고 있는 것이다.정당은 정치적 지향점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모인 이념적 결사체다. 민주당 전국구 의원들은 2000년 민주당이 창당될 때 이유야 어디 있든, 뜻이 맞아 당을 같이한 사람들이다. 소속한 당이 자신의 정치적 소신과 다를 경우 당을 떠나는 것은 당연하다. 소속당과 정치적 행위가 따로 노는 이율배반은 정당정치를 희화화하는 것으로, 국민의 정치에 대한 혐오를 가중시킨다.

신당과 민주당은 뿌리는 하나지만 감정충돌의 단계를 지나 대립각을 분명히 하는 등 전혀 다른 정당이다. 두 당은 내년 총선에서 기호 2번을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원내 의석 확보 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이다.

국민들은 신당이 정치개혁을 내걸고 출범했지만, 8개월이 넘는 민주당 분당과정에서 보여준 구태의연한 정치행태에 크게 실망해 있다. 신당 지도부는 신당파 전국구 의원들이 분명한 거취를 취하도록 해야 한다. 국민들이 신당에서 새로운 모습을 보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말로는 개혁과 기득권 포기를 외치면서 국회의원 배지가 날아갈까 봐 이중적 태도를 취하는 것은 청산돼야 할 구태정치 중 하나이다. 자기희생 없는 개혁이란 불가능한 일임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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