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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현대車와 불화… 정부와도 갈등 전경련 "내우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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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현대車와 불화… 정부와도 갈등 전경련 "내우외환"

입력
2003.09.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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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의 본산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다.손길승 회장-현명관 부회장체제가 들어선 이후 주요 회원사간 반목과 갈등이 어느 때보다 심각한 가운데 참여정부의 리더십과 각종 정책에 대한 공세적인 불만 표출로 정부와의 갈등기류도 확산되고 있다. 대한상의 등 다른 경제단체와도 주요 현안을 놓고 이견을 보이면서 재계에서의 위상도 크게 흔들리고 있다.

회원사간 반목 심화

전경련이 최근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회원사간 갈등과 불화. 재계서열 2위 LG와 4위 현대자동차그룹이 전경련의 행보에 노골적인 불만을 표시하며, 그룹총수의 회장단회의 장기불참, 회비납부 중단움직임 등을 보이고 있다. LG의 경우 전경련이 삼성의 이익을 대변하고 있다며 불만을 숨기지 않고 있다. 예컨대 지난 5월 회장단이 LG필립스LCD의 파주공장을 허용하면서 삼성의 반도체 공장 증설을 불허하는 것은 명백한 역차별이라는 성명을 발표한 것에 대해 발끈했다. 구본무 회장은 전경련이 주도한 1999년 반도체 빅딜에서 반도체사업을 현대그룹에 넘겨준 이후 회장단회의에 발길을 끊은 상태.

현대차도 8월 임단협결과에 대한 전경련의 비난성명에 불쾌감을 갖고 있다. 회원사를 대변해야 할 전경련이 오히려 회원사를 공개적으로 비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

재계 '빅4'중 LG와 현대차로부터 외면을 받으면서 회장단 회의의 무게가 떨어지고, 재계의 구심점으로서의 위상도 추락하고 있는 셈이다.

공세적인 정부흔들기, 갈등심화

참여정부에 대한 불만표출도 위험수위를 넘었다는 비판이 재계에서조차 제기되고 있다. 최근 전경련 회장단 회의에서 제기된 정부 리더십에 대한 비판은 대한상의 등으로부터 부적절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정부와 합심해서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는 경제살리기에 전력투구해도 부족한 상황에서, 회장단 회의등을 열 때마다 경기부양과 규제완화 타령만 해 정부와 불필요한 갈등국면을 초래했다는 것. 정부관계자는 "재계가 우리경제의 현안으로 부상한 빈부격차 해소 등에 앞장서는 모습은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 "재벌 2∼3세에 대한 불투명한 상속 및 증여관행이 개선되지 않으면서 반재벌정서 해소는 요원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경련 재편론도 고개

전경련에 대한 내외의 불만은 체제개편론으로까지 비화하고 있다. 현재와 같은 재벌총수 중심의 친목단체 성격을 탈피, 업종별·산업별 단체를 가입시키고, 회장단도 재계서열중심에서 업종별 대표 중심으로 개편, 재계의 구심점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모대학 K교수는 "전경련이 현재와 같이 오너단체라는 속성을 해소하지 않는 한 각종 현안에 대한 목소리를 내도, 재벌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며 "회장단을 산업별 단체장 중심으로 쇄신하고, 재벌이익보다는 국가이익을 우선시하는 중립적 시각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의춘기자 e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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