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득 계층이 일으키는 사회적 병폐로 지적되어 온 원정출산이 미국에서 끝내 말썽이 됐다. 관광비자를 받고 미국에서 아기를 낳은 10명의 산모가 이민 당국에 체포되어 조사를 받았다. 이들에게는 자진출국 조치가 내려졌고, 새로 태어난 아기들은 미국 여권발급을 받지 못하게 되었다. 혹 떼러 갔다가 혹 붙인 꼴이다.이번에 붙잡힌 원정출산 산모들의 사정은 산모와 그 가족의 일이지만, 우리 사회가 입을 해악이 적지 않을 것이다. 한국인의 이미지에 먹칠하고 그 자부심에 상처를 주는 일이다. 또한 한국인에 대한 비자발급 심사가 더욱 까다롭게 되어 선량한 여행자들이 피해를 보게 될지도 모른다.
원정출산은 상류계층에서 시작되었으나 점차 중산층으로 확산되어 작년에 5,000명이 넘어섰고, 국내외에 알선조직까지 우후죽순처럼 생기고 있다. 지역도 미국에서, 속지주의 국적제도를 채택하고 있는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로 확산되고 있다고 한다.
수천만원의 비용을 들이며 원정출산을 하는 이유는 그만큼 혜택이 크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태어난 아이는 만 18세가 될 때까지 이중국적 상태로 부모와 함께 한국에서 법적 지위를 누리거나, 미국인으로서 권리를 가질 수 있다. 근래 중산층으로 원정출산이 확산되는 것은 파탄지경에 이른 교육문제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조기유학 열풍을 보며 미래의 부모들은 원정출산으로 아이의 국적을 미국 등 선진국으로 미리 바꾸어 놓는 것이 유리하다는 계산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원정출산으로 태어난 아이들의 숫자가 늘어날 때 형성될 사회분위기가 걱정스럽다. 의무와 부담을 회피하고 권리와 특혜만 추구하는 황폐한 사회분위기가 성행하고 기회주의가 판칠지 모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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